지드래곤은 뮤지션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패션 아이콘이다. 펜션을 운영하는 부모, 편집숍을 운영하는 누나 등 그의 가족의 감각도 만만치 않다. 지드래곤 패밀리의 패션 DNA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길!
무명 시절 지드래곤의 연습실을 숙박공간으로 지드래곤(27)은 지난 9월 21~23일 세계적인 숙박 예약 커뮤니티인 에어비앤비의 호스트로 깜짝 변신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스튜디오를 리모델링한 후 아시아 각 국에서 온 팬 5명을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제공한 것.
사실 덕양구 스튜디오는 10여 년 전 지드래곤이 연습생 시절을 보낸 곳으로, 지금도 YG엔터테인먼트에 적을 둔 스타 지망생들이 꿈에 한발짝 다가서기 위해 여기서 땀을 흘리고 있다. 지드래곤 스스로는 이곳을 가장 힘들었던 시절을 보낸, 어떻게 보면 집보다 더 의미있는 곳이라고 추억한다. 숙소로 공개된 스튜디오 곳곳에는 지드래곤에게 영감을 주거나, 그의 취향이 반영된 패션, 예술 작품, 만화책, 장난감, 그가 입었던 옷과 액세서리, 실제 사용한 러그와 소파 같은 애장품, 소장 앨범 등이 진열돼 그의 감각을 직접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었다.
스튜디오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I wish you be always filled with happiness’ 라는 문구로 만들어진 조명이 따뜻하게 반겨준다. 조명의 문구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 ‘스누피’에 등장하는 샐리의 대사다.
스튜디오는 크게 거실과 뮤직룸, 스케이트보드룸으로 나뉘어 있는데 거실에는 지드래곤의 소장품들이 전시돼 있다. 그가 키우는 반려견 ‘가호’를 연상케 하는 불도그 모양의 스피커와 개 뼈 모양의 리모컨도 보인다. 뮤직룸은 지드래곤의 소장 CD와 기타 모양의 선반, 녹음실 기계 모습의 데코 등이 인상적이다. 스케이트보드룸은 바퀴로 만든 서랍장 손잡이,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선반과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그래피티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심슨, 스티키 몬스터, 다스 베이더 등의 피규어에서는 지드래곤의 키치적 취향이 엿보였다.
지드래곤은 지난 8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에어비앤비와의 콜래보레이션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월드투어 때문에 여러 곳을 다니는데, 많은 분들이 항상 환대해줬다. 이번 기회를 통해 그분들께 보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곳은 콜래보레이션이 끝난 후 다시 YG의 연습실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뮤직룸은 그대로 남겨진다고 하니 너무 아쉬워하지 말자.
누나 권다미 씨가 운영하는 편집숍, 레어마켓 패션 피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편집숍, 레어마켓. 의상 제작, 쇼핑몰 운영 등으로 이미 빅뱅 팬들 사이에서는 남다른 패션 감각을 인정받던 지드래곤의 누나 권다미 씨가, 청담동에서 편집숍을 운영하던 동갑내기 친구 정혜진 씨와 의기투합해 문 연 라이프 스타일 셀렉트 숍이다.
레어마켓은 우선, 3층 높이의 외벽을 스팽글로 장식해 외관부터 강렬한 포스가 느껴진다. 스팽글은 사람이 일일이 직접 붙인 것으로,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 같다. 마네킹을 오브제로 활용한 조명, 엉덩이 모양을 본떠 만든 의자, 독특한 자세로 서 있는 마네킹 소품 하나하나가 레어마켓만의 유니크한 분위기를 보여주는데, 이 역시 권다미 씨의 아이디어다.
블랙과 화이트로 꾸며진 1층은 페미닌하고 클래식하다. 패션 좀 아는 사람들에게 ‘잇’ 브랜드로 알려진 ‘로지 애슐린’, 럭셔리함이 물씬 느껴지는 이탈리아 퍼 브랜드 ‘메이트’, 올해 탄생 90주년을 맞이한 브랜드 ‘로샤스’ 등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 네일숍, 온유네일에선 재미난 디자인의 네일 스티커와 향초 등을 판매한다.
화이트에 블루를 포인트로 꾸며진 2층은 좀 더 유니크하다. ‘N21’, ‘바이트’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클래식한 감성이 살아 있는 캐주얼 브랜드 ‘AS65’, 투톤 워싱이 특징인 데님 브랜드 ‘R13’ 등이 눈에 띈다.
레어마켓에서 판매하는 브랜드의 상당수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아이템들로, 이 중 일부는 지드래곤이 누나에게 소개한 것들이라고 한다. 독특한 아이템이 가득한 이곳 분위기에 딱 어울리는 ‘레어마켓’이란 이름은 지드래곤이 직접 지어준 것이다.
부모가 만들고 꾸민 펜션, ‘무한도전’으로 유명해져 경기도 포천 일동면 기산리에 위치한 돌체비타 펜션. 사각형 블록을 쌓아올린 듯한 모던한 외관에 강을 내다볼 수 있도록 커다란 창을 낸 이곳은 지드래곤의 아버지 권영환 씨와 어머니 한기란 씨가 운영한다.
‘VIP’ ‘천국’ ‘하루하루’ ‘블루’ ‘투나잇’ 등 지드래곤이 작사·작곡한 빅뱅의 히트곡에서 이름을 따온 각방은 지드래곤의 어머니 한씨가 직접 인테리어를 했다. 어린 지드래곤의 바지통을 넓혀 힙합 바지를 만들어주고, 옷에 징을 박아주는 등 패션 감각이 남달랐던 한씨의 센스는 펜션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드래곤이 어릴 때부터 MBC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에 출연하고 ‘꼬마 룰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아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부모가 존재했기에 가능했다.
‘VIP’는 블랙과 화이트를 콘셉트로 개인 카페, 응접실, 침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테라스에는 프라이빗한 수영장도 딸려 있다. ‘사랑먼지’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을 테마로 꾸며졌고 각 방은 오드리 헵번, 마릴린 먼로의 초상화와 기하학적인 무늬를 사용해 팝아트 분위기로 연출했다. 빨강, 검정 등의 색을 사용해 강렬하고 화려하지만 모던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버터플라이’는 방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노란 벽과 나비 오브제가 눈길을 끌고, ‘투나잇’은 강렬한 빨간색의 벽과 소품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기획 · 여성동아 | 글 · 임은선 자유기고가 | 사진 · 홍태식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뉴스1, 에어비앤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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