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천문학회(American Astronomical Society)가 송유근 군(17)이 제1 저자로 참여한 논문을 철회한다고 밝힌 가운데, 송유근의 과거 인터뷰가 재조명받았다.
송유근은 지난 4월 방송된 SBS ‘영재발굴단’에서 근황을 공개했다. 원조 수학 천재소년인 송유근은 부쩍 큰 모습으로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는 청년으로 성장해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송유근은 영재 민우와 유찬이에게 수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다른 인문학들도 공부하는 게 좋다고 선배로서 조언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송유근은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혼자 공부해야 하니 나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다. 대학에서 강의를 들을 때 열 살 정도 차이가 났다. 아무래도 어울리기 힘들 때가 있었다”며 어린 나이에 천재로서 주목받으며 공부했던 고충을 털어놨다.
또 그는 “외로울 때가 많았다”며 “한국의 교육환경 자체가 뛰어나거나 재능 있는 아이들을 분리시키려 하고 시기, 질투심으로 바라보는 게 강하다. 더 열심히 교육해주고 더 좋은 교과서들을 마련해주고 좋은 선생님들을 찾아주면서 토양을 잘 가꿔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많이 도와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천문학회 측은 송유근 군이 10월 10일 ‘천체물리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이 지도교수인 박 연구위원의 2002년 논문과 거의 동일하다며 논문 철회 결정을 내렸다고 25일(현지시각) 밝혔다.
미국천문학회는 “과학자들은 흔히 컨퍼런스 프러시딩을 피어리뷰(동료 심사) 저널에 기고하기 전 초안을 내는 용도로 사용한다”면서도 “이번 경우 2002년 책에 실린 내용과 2015년 송 군의 논문은 많이 겹친다”고 철회 이유를 밝혔다.
박 연구위원의 2002년 논문은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에서 학술대회 발표 자료를 묶어 만든 책인 ‘블랙홀 천체물리학(Black Hole Astrophysics)’에 실려 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발표한 2002년 논문과 송유근 학생이 발표한 논문을 펼쳐 놓고 보면 70%는 같은 내용”이라며 “하지만 이는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한번 정리한 것으로 논문의 결론은 학술적 성과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다만 논문 형식을 갖추는데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송유근 학생이 하루 빨리 조금 더 넓은 무대에서 능력을 발휘하길 바래 서두른 측면도 없지 않다. 모든 것은 저의 책임으로 이번 일을 계기로 졸업마저 연기된 만큼 더 좋은 논문 쓸 수 있도록 해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송유근 논문 표절 논란. 사진=방송화면 캡처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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