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 휴먼원정대 실화 소재 ‘1400만 관객’ 재연할 지 관심 보기 드문 웅장함…16일 개봉
1400만 관객을 모은 ‘국제시장’의 흥행 돌풍은 재연될 수 있을까.
지난해 12월 개봉한 ‘국제시장’의 주인공 황정민과 연출자 윤제균 감독이 배우와 제작자로 다시 만난 ‘히말라야’(감독 이석훈·제작 JK필름)가 베일을 벗었다. 성공 기록을 함께 쓴 배우와 이번엔 제작자로 나선 감독의 재회라는 점 뿐 아니라, 두 영화는 ‘실화’를 소재로 ‘연말’에 개봉해 관객의 ‘눈물’을 공략하는 공통점으로도 묶인다.
7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이야기를 공개한 ‘히말라야’는 예상 가능한 전개와 감정을 주입시키며 상영시간 125분을 꽉 채웠다. 빈틈을 찾기 어려운 극적인 흐름 덕분에 충분히 즐길만한 오락영화로 완성됐다. 하지만 여러 등장인물의 감정이 과장된 탓에 이야기에 온전히 몰입하고 공감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함께 나왔다. 지나치게 ‘계산’대로 흘러간다는 인상도 짙게 풍긴다.
영화는 산악인 엄홍길(황정민)이 2005년 휴먼원정대를 꾸려 에베레스트로 떠난 실화를 그렸다. 히말라야 등반을 함께 해온 후배인 고 박무택(정우)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나선 원정길이다. 윤제균 감독은 실제 원정대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TV에서 보고 영화화를 추진했다.
‘히말라야’는 주인공 황정민과 정우를 두 축으로, 산을 향한 이들의 열망과 그렇게 쌓이는 인간애를 풀어낸다. 네팔과 프랑스 몽블랑에서 이뤄진 로케를 통해 스크린에 담긴 풍광은 그간 한국영화에서 보기 어려웠던 웅장한 규모다.
연출자 이석훈 감독은 “실화가 바탕이지만 황정민과 정우의 관계를 표현할 때, 영화적인 인과관계를 위해 실제와 조금 다른 부분을 가미했다”고 밝혔다. 이런 과정을 통해 ‘히말라야 16좌 완등 약속’, ‘박무택의 아내’에 얽힌 허구의 에피소드가 영화에 담겼다.
촬영 전부터 북한산에서 특별 훈련을 받은 황정민은 히말라야와 몽블랑에서까지 극한의 상황을 연기했다. “촬영을 마치자마자 집에 있던 등산복을 모두 내다 버렸다”는 그는 “엄홍길 대장이 산에서 느꼈던, 선배로서 혹은 리더로서의 외로움을 실감하며 연기했다”고 돌이켰다. 영화는 16일 개봉한다. 최민식이 주연한 또 다른 대작 ‘대호’와 같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