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보 색깔 그대로…요즘 세대에겐 새로울 것”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2월 21일 08시 00분


15년 만에 3인조로 돌아온 그룹 터보. 김정남, 김종국, 마이키(맨 왼쪽부터)가 18일 오후 서울 한 호텔에서 6집 ‘어게인’ 컴백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터보컴퍼니
15년 만에 3인조로 돌아온 그룹 터보. 김정남, 김종국, 마이키(맨 왼쪽부터)가 18일 오후 서울 한 호텔에서 6집 ‘어게인’ 컴백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터보컴퍼니
■ 터보 15년 만에 재결성 6집 발표

김종국·김정남·마이키 3인조로 컴백
단순 ‘추억팔이’ 아닌 10∼20대 공략
“함께 터보로 음악하는 게 행복하다”


“‘옛날 가수’가 아니라 유니크한 케이팝 가수입니다.”

데뷔 20주년을 맞아 15년 만에 재결성해 3인조로 돌아온 터보(김종국·김정남·마이키)의 ‘자기소개’다. 21일 6집 ‘어게인’ 발표를 앞둔 터보는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 유니크한 케이팝 가수로 인식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40대 아저씨 댄스가수’의 겸연쩍음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추억팔이’란 시선을 극복해야 하는 ‘재결성 그룹’이 20살 가까이 어린 후배들과 당당히 맞서겠다는 출사표다. 19트랙이 수록된 새 음반에 대해서도 “20주년이기도 하지만 멈췄던 터보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기에 과거 ‘전 곡을 타이틀곡으로’ 준비하던 그 마음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유니크함”은 곧 ‘터보스러움’이다. 6집 ‘어게인’은 1995년 데뷔해 5년간 ‘굵고 짧게’ 활동한 터보의 ‘그때 그 노래들’을 떠올리게 한다. 타이틀곡 ‘다시’는 데뷔곡 ‘나 어릴 적 꿈’ 같은 강렬한 댄스곡이다. 또 다른 타이틀곡 ‘숨바꼭질’은 ‘회상’풍의 겨울 감성을 담은 미디엄 템포 발라드다. ‘댄싱퀸’ ‘하얀 거리’는 ‘트위스트 킹’과 ‘러브 이즈’를 각각 만든 주영훈과 윤일상의 작품이다. ‘어느 째즈바 2015’, ‘가요톱텐’도 1990년대를 돌아보게 한다. 산이와 박정현이 각각 피처링한 ‘행복했음 좋겠다’, ‘잘 지내’ 등 트렌드의 곡도 담았다.

이런 구성으로 ‘추억에 기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김종국은 “터보의 주 공략층은 10∼20대”라며 “누군가에는 예전 스타일이겠지만, 요즘 세대에겐 새로울 것”이라고 했다. 미국생활을 접고 돌아온 마이키도 “어느 가수나 자기 색깔이 있어야 한다. 다른 가수들과 비슷하다면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우리가 하던 그대로의 색깔이다”고 말했다.

그만큼 준비 과정의 고민도 많았다. 재결성을 주도한 김종국은 “추억일 때가 아름다울 수 있는데, 굳이 현실로 끄집어내 실망을 주지 않을까 고민했다. 멤버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그래도 한 번 해보자’고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김정남과 마이키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도 컸다. 터보 해체 이후 변함없는 인기를 얻고 있는 김종국과 달리 두 사람은 대중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토토가’로 김정남과 마이키가 모두 재조명 받는” 것을 지켜본 김종국은 이 참에 터보를 재결성해 활동해 성과를 낸다면, 두 사람이 다시 연예계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컴백을 준비하며 방송가의 여러 제안을 물리치고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는 김정남은 “벼룩도 낯짝이 있다고, 너무 염치가 없더라. 종국이는 열심히 활동해 성과를 쌓아왔는데,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마이키와 내게 베푸는 것을 보니, 너무 고맙다. 녹음하면서 ‘여기서 최선을 다해 종국이에게 폐 끼치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종국은 “나도 터보 덕분에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고, 또 두 사람과 함께 터보로 음악 하는 게 행복하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이후에도 터보의 이름을 지킬 것도 약속했다.

“터보가 끝날 게 아니다. 다음 앨범에선 이번에 못한 걸 채워보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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