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미루고 녹화장에 나와, 채널A ‘나는 몸신이다’ 예정대로 찍어
촬영장 함께 온 남편 신성일씨 “소식 듣고 마음이 쿵… 지켜줄 것”
13일 수술위해 서울대병원 입원
“시청자와의 약속인데 당연히 나와야죠.”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 4층 ‘나는 몸신이다’ 녹화장. 2주 전 방송 프로그램 녹화 중 충격적인 유방암 판정을 받았던 국민 여배우 엄앵란 씨(80)가 남편 신성일 씨(79)와 함께 손을 꼭 잡고 나왔다. 엄 씨는 수술을 받기 위해 하루 뒤인 13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다.
원래 2주 전 유방암 진단을 받았을 때 바로 수술받으려고 했지만 예정된 녹화를 끝내야 된다는 생각에 수술까지 미뤘다. 엄 씨는 “수술 전 마지막 녹화분인 데다가 그동안 용기를 주신 시청자분들이 눈에 아른거려 스튜디오에 나왔다”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은 고혈압과 뇌혈관 등 혈관 건강을 주제로 ‘몸신’ 녹화가 진행됐다. 엄 씨는 자신을 보기 위해 일찍부터 찾아온 방청객 수십 명과 사진을 함께 찍으면서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엄 씨가 녹화 무대에 나오자 출연진과 방청객 모두 암 극복을 기원하는 기립박수를 쳤다.
엄 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하게 녹화에 임했고 재미있게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출연진에게 초콜릿과 박하사탕을 나눠주기도 했다. 신성일 씨는 녹화가 끝날 때까지 12시간 넘도록 녹화장에서 아내 곁을 지켰다. 녹화가 끝난 뒤엔 신 씨가 엄 씨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며 아내의 쾌유를 기원했다. 신 씨는 “그래도 일찍 발견하고 치료가 된다고 하니까 정말 다행”이라며 “초기에 정확한 보도로 잘못된 추측성 기사가 나오지 않게 해준 동아일보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 씨는 “지난번 녹화 뒤 아내가 담담하게 ‘유방암이라는데 초기라 괜찮다’고 말했다”며 “전화를 끊고 나니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는 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입원해 수술하는 동안에도 곁을 지키면서 얼른 회복하라고 용기를 주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엄 씨의 종양 크기는 1cm 정도이고 다른 부위로 전이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치의이자 국내 유방암 최고 권위자인 서울대병원 외과 노동영 교수(대한암학회 이사장)는 “종양이 크지 않고 위치가 (수술하기) 좋은 편이라 부분절제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 교수는 “낸시 레이건 여사(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부인)도 70세 가까운 고령에 유방암 판정을 받았지만 이 사실을 숨기지 않고 완전절제 후 투병 사실을 공개해 많은 유방암 환자에게 희망을 줬다”며 “95세인 레이건 여사도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니 엄 선생도 용기를 내시라”고 말했다.
엄 씨가 유방암 판정을 받는 상황은 오늘 오후 11시 채널A의 ‘나는 몸신이다’ 본방송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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