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정식 판권 맺은 드라마와 달리 中 ‘사대명조’,‘안녕하세요’ 표절 논란 짝퉁 예능 갈수록 활개 보호장치 시급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이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에 대한 현지의 관심 역시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콘텐츠에 따라 그 관심을 표현하는 형태가 극과 극으로 나뉜다. 드라마는 상생의 관계를 맺고 있지만, 예능프로그램은 ‘약탈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지적 속에 한국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중국 상하이 동방위성TV가 ‘사대명조’란 프로그램으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를 표절했다는 혐의로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상하이 동방TV에 표절로 인한 권리침해에 항의하고 즉각 방송 중단과 판권 구입 후 제작 방송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이후 이에 대한 반응에 따라 중국 TV, 영화, 라디오 산업 등을 관리하는 국가광파전영시총국(광전총국)에 행정적인 구제를 요청하며 법적인 절차도 밟을 계획이다.
‘사대명조’ 제작진은 “여러 토크쇼의 형식을 참고했지만 ‘안녕하세요’와는 완전히 다르다. 모든 프로그램에는 표절이 있을 수 있지만 유일하게 베낄 수 없는 게 토크쇼다”고 밝혔지만 정작 KBS의 요구에는 공식적으로 응답하지 않고 있다. KBS는 일단 14일 밤 9시30분에 방송하는 ‘사대명조’를 지켜볼 예정이다.
사실 중국의 국내 예능프로그램 베끼기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산둥위성TV의 ‘가성전기’는 KBS 2TV ‘불후의 명곡’을, 동방위성TV의 ‘극한도전’은 MBC ‘무한도전’을, 후난위성TV ‘화아여소년’는 tvN ‘꽃보다 누나’를 각각 표절했다는 의혹 속에 현지에서 인기리에 방송됐다.
문제는 프로그램의 분위기나 형태가 비슷하지만 표절이라고 명확하게 단정하기에는 모호한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제작진이 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배경이기도 하다. KBS 예능국 김영도 책임프로듀서(CP)는 13일 “정도에 따라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은 대놓고 베꼈다고 느낄 정도로 도가 지나쳤다”고 지적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제제를 가하기 어려운 데에는 프로그램 포맷 규정 매뉴얼이 없어 표절이라고 확정하기기 어려운 현실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달리 한국 드라마의 경우에는 보호받고 있다. 여전히 동영상 사이트 등 실시간으로 한국 드라마가 공유되고 있지만 국내 방송사나 드라마 제작사가 정식 판권 계약을 맺고 드라마를 제공하는 추세다. KBS 2TV ‘태양의 후예’와 ‘함부로 애틋하게’ 등이 중국과 동시 방송하려는 목적 중 하나도 불법적인 드라마 시청을 막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