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와 화제를 이어가기 전 연출자 신원호 PD는 “시리즈가 망할 때까지 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전 시리즈에 비해 ‘응팔’이 성공하리라는 장담도 못 하겠고, 기대도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2012년 ‘응답하라 1997’(응칠)의 흥행 이후 이듬해 ‘응답하라 1994’(응사)가 그 후광을 이은 것과 달리 ‘응팔’은 그 2년 뒤 제작된 데다 이전 시리즈보다 더 과거로 이동한 시대배경 탓에 기대감보다는 우려가 더 많았던 터였다.
하지만 ‘응팔’은 결국 큰 성공을 거뒀다. 이에 다음 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는 것도 자연스럽다.
그 키는 신원호 PD 등 제작진의 의지에 달려 있다. 아마도 신 PD의 계획은 현재진행형일 것이다. ‘응칠’ 종영 후 신 PD는 서태지와아이들이 대중문화를 이끌었던 1994년의 이야기를 그리면 재미있겠다는 의사를 드러냈고, 실제로 이듬해 이를 카메라에 담아냈다.
그렇다면 다음 시리즈는 어느 시대로 향할까. 신 PD는 1회 방송 전 시청지도서 편에 카세트오디오의 라디오 주파수 부분을 클로즈업했다. 화면에는 ‘1997-1994-1988’ 등 지금까지 나온 시리즈의 시대적 배경을 가리키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이에 따르면 그 이후는 ‘1980’이다. 이 때문에 누리꾼은 작은 소품에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복선과 암시에 공을 들이는 신 PD의 연출 개성을 떠올리며 ‘응답하라 1980’의 탄생을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응답하라’ 시리즈의 보는 재미 가운데 하나인 ‘(여주인공의)남편 찾기’ 역시 다른 패턴을 그리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응팔’에서 성덕선(혜리)의 남편의 정체가 당초 예상과 달리 김정환(류준열)이 아닌 최택(박보검)으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와 관련해 숱한 스포일러가 쏟아져 향후 시리즈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제작진의 고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