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 황재근-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아래). 사진|스포츠동아DB·MBC
■ 황재근이 말하는 ‘복면가왕’ 뒷이야기
머리크기·호흡 등 문제로 수정작업도 가장 비싼 가면 50만원? “그보다 적다”
‘복면가왕’의 황재근은 2주 동안 10개가 넘는 가면을 만든다. 실제 녹화에는 8개가 필요하지만 혹시 일어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추가로 더 만들어 놓는 것이다. 격주로 이틀 동안 진행되는 녹화 당일 현장에서 대기하며 즉석에서 수정 작업을 거치기도 한다.
“누가 어떤 가면을 쓰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시험착용을 해봤다 해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장에서 출연자들의 머리 크기나 호흡 등 기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황재근은 연출자인 민철기 PD 등 제작진과 1차 아이디어 회의를 한 후 실제 제작에 들어간다. 제작진은 귀엽고 예쁜 것 위주로 의견을 내지만 황재근은 특이하고 보기에 즐거움을 주는 스타일을 밀어붙인다. 이름도 제작진과 함께 고민해서 짓는다.
그는 지난해 5월17일 방송한 7회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자신이 만든 100여개의 가면 가운데 가수 김연우가 쓴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처음 작업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또 ‘니가 가라 하와이’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 현재 6연승에 도전 중인 ‘여전사 캣츠걸’ 등 ‘가왕’의 것들도 인상 깊다.
“워낙 아방가르드(전위예술)한 스타일을 좋아해서 독특한 가면이 잘 나오는 것 같다. 처음엔 너무 대중적이지 않은 것 같아서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제작진과 의견을 맞춰 다양하게 만들려고 한다.”
가면은 몇 시간 만에 뚝딱 만드는 것도 있지만 고민의 시간이 깊어지면 3∼4일도 넘길 때가 많다. 그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도 막상 닥치면 하는 스타일”이라고 웃는다.
그렇다면 제작비는? 앞서 제작진은 가장 비싼 가면이 50만원선이라고 밝혔지만, 대개는 그보다 적다. 하지만 황재근은 제작진이 워낙 가면에 대해 민감해 하기 때문에 “말조심 해야 한다”면서 “직접 밝히기 곤란하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