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준 “‘화정’으로 받은 상처, ‘치인트’로 치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30일 08시 00분


연기자 서강준. 동아닷컴DB
연기자 서강준. 동아닷컴DB
연기자 서강준이 지난해 드라마 ‘화정’으로 겪은 쓰라린 상처를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치인트)으로 치유하고 있다.

2013년 처음 연기를 시작하고 2년 만에 ‘화정’을 통해 첫 사극을 경험한 그는 “살짝 넘어지긴 했는데, 잘 넘어진 것 같다”고 웃으며 당시를 돌이켰다. 결과적으로 그때의 아픔이 서강준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고, ‘치인트’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치인트’ 막바지 촬영으로 바쁜 서강준을 최근 만나 그간의 속내를 들을 수 있었다. 한창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송중이지만 ‘화정’ 종영 직후인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하고 4일 ‘치인트’ 첫 방송을 기다리면서 마음을 졸였다.

‘화정’으로 겪은 연기력 비난으로 인한 “연기를 하는 제 꿈에 대한 질타가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면서, 그 상처가 치유되기도 전에 ‘치인트’에 캐스팅되면서 많은 마니아 팬을 보유하고 있는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라 거부 반응을 보이는 원작 팬들이 걱정이었다. 그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이들의 환상을 깰까봐 두려움이 컸다. 어떻게 해서라도 우려를 씻어드리고 싶었다. 초반 욕심과 의지가 앞섰는데 연출자 이윤정 PD가 ‘현장에서 놀아라’ 조언해주셨고, 그 뒤로 힘을 빼면서 조금씩 방법을 알아가게 됐다. 웹툰의 백인호를 쫓아가려는 조바심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었다.”

극중 백인호는 화가 나면 참지 않고 무조건 분출하는 스타일로, 실제 서강준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전혀 다른 성격인 인물을 표현하는 것이 연기자가 해야 하는 일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서강준은 “무조건 웹툰을 따라가기보다는 서강준의 백인호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서강준의 열연과 더불어 원작의 힘이 더해지면서 ‘치인트’는 3.5%의 시청률로 첫 방송을 시작하고 6.4%까지 상승했다. 케이블채널에서 또 하나의 ‘대박’ 드라마가 탄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웹툰의 백인호를 잘 표현해 좋아해주시는 게 아니라, 서강준이 표현한 백인호를 좋아해주시는 거라 감히 생각하고 싶다. 2D의 백인호를 3D로 잘 나타냈다고 믿고 싶다.”

그의 조심스런 자신감에는 드라마 속 백인호는 웹툰의 백인호를 똑같이 따라가려는 것이 아닌, 자신 안에서 백인호를 위해 고민하고 연구했던 많은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강준은 ‘화정’으로 “오기”와 “자양분”을, ‘치인트’를 통해서는 “자신감”을 얻었다.

“연기 시작한 지 이제 막 3년 된 제가 하기에는 큰 드라마였다. 10년 뒤 다시 비슷한 작품을 하게 된다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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