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연출자 신원호(사진) PD가 감독판 버전의 블루레이 발매를 앞두고 재편집에 한창이다. 블루레이는 DVD보다 더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더욱 선명한 화질로 제공한다.
하지만 드라마 종영 이후 이처럼 추가적인 재편집은 제작진이 원한다고 진행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별도의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은 물론 기본적으로 판매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수익을 낼 만한 적정 수준의 구매자가 있을 경우에만 시도할 수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수요층, 바로 드라마 팬들이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해당 수요를 맞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응답하라 1994’ ‘운명처럼 널 사랑해’ ‘비밀’ 등이 이미 DVD 감독판 버전이나 블루레이 형태로 발매됐다.
팬들은 이를 소장용으로 구매한다. 다시보기 서비스(VOD)로 DVD를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고, DVD 수요 또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팬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실제로 2007년 방송한 ‘개와 늑대의 시간’은 그해 종영하고 일반판 DVD가 발매된 뒤 9년이 지났음에도 끊임없는 팬들의 요청에 힘입어 1월 블루레이 출시를 최종 확정하고 4월 발매할 예정이다. TV 시청으로 만족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전 회 대본까지 수록된다.
한 드라마 제작사의 관계자는 “DVD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고 플레이어 보급률도 낮아지면서 제작을 하더라도 수익을 낸다는 확신이 없다”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드라마는 시간이 지나도 팬들의 요구를 통해 수요가 형성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