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 어떤 일에 도움을 주거나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도움’과 ‘사람’을 뜻하는 ‘이’가 합쳐져 생겨난, 일종의 신조어다. 1993년 8월7일부터 11월7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대전 엑스포를 1년 앞두고 대전 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가 ‘전문안내원’을 뜻하는 ‘도우미’를 모집하면서 처음 사용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도와주고 우아하며 아름다운 아가씨’라는 뜻으로 풀이기도 했다. 모두 600여명이 선발된 이들은 엑스포 진행과 안내, 통영 등을 맡는 여성 전문운영 요원이었다.
그렇다면 연예스타 가운데 가장 처음 ‘도우미’의 역할을 부여받은 이는 누구였을까. 연기자 유지인과 채시라다. 1993년 오늘 채시라(사진)가 대전 엑스포조직위원회로부터 명예 도우미로 위촉됐다. 이미 5개월 전에는 배우 유지인이 위촉됐다. 유지인은 당시 대전에 살고 있었던 인연으로 엑스포 도우미가 됐다. 이들과 함께 가수 패티김도 엑스포 명예 홍보위원으로 활약했다.
물론 두 사람이 실질적으로 엑스포 현장에서 관람객을 안내하거나 진행에 나선 것은 아니다. 지금의 ‘홍보대사’의 의미가 더 컸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당시 대전 엑스포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강했다. 실제로 채시라는 도우미로 위촉되면서 당시 도우미들의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들에 이어 500명의 연예인도 개그맨 조정현을 단장으로 하는 자원봉사단을 꾸려 엑스포 준비를 도왔다. 코미디언 배삼룡을 비롯해 연기자 이덕화, 가수 이승철, 국악인 조동팔 등이 조직을 이끌었다. 조정현은 연예인들의 활약을 선두에서 이끈 공로로 대전 엑스포가 성공리에 마무리된 뒤 정부로부터 문화포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