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조명한 영화 ‘귀향’이 개봉 첫날 15만4천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5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귀향’은 개봉일인 24일 전국 511개 스크린에서 2127회 상영돼 15만4761명(매출액 점유율 23.1%)을 모았다.
2위는 13만9393명이 관람한 할리우드 오락영화 ‘데드풀’로, 이 영화의 스크린수(726개)와 상영횟수(3706회)를 고려했을 때 ‘귀향’의 성적은 더욱 돋보인다.
‘귀향’은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 할머니가 미술 심리치료 중에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을 모티브로 하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극영화다.
영화는 1991년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첫 일본군 위안부 증언이 나온 직후를 배경으로 위안부 피해자였던 영옥(손숙)이 과거를 회상하며 전개된다. 영옥은 자신과 함께 위안소에 끌려갔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한 친구 정민(강하나)을 떠올리며, 그를 위한 씻김굿을 정민과 같은 나이의 소녀 은경(최리)에게 부탁한다.
영화는 당시 일본군 위안소 풍경, 위안소 운영 방식과 전쟁이 끝난 직후 피해자들이 어떻게 희생됐는지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할머니들의 증언집을 참고해 대사에 반영하기도 했다.
‘귀향’은 제작에 착수한 지 무려 14년 만에 완성됐다. 2013년 시나리오 초고가 나왔지만 제작비 조달이 쉽지 않았았고, 결국 2014년 다수에게서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총 7만5000여 명이 참여해 순제작비의 절반이 넘는 12억여 원을 모았다. 이후에도 투자배급사를 구하고 상영관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영화에 대한 언론과 평단의 호평 등이 이어지면서 대형 극장업체들이 상영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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