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종영하는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낳았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큰 성공은 향후 한국드라마가 현지 공략에서 맞게 될 또 다른 장벽이란 의견도 나온다. ‘태양의 후예’가 남긴 것들을 정리했다.
손발이 ‘오글거리는’ 대사도 송중기의 ‘입’을 거치면 대한민국 여성들의 마음은 녹아든다. 강모연(송혜교)을 향한 유시진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 기울이려는 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방송 중 남편들이 해야 할 ‘행동지침’까지 있을 정도였다. 한 달 반여 동안 유시진의 말로 여성 시청자들은 황홀한 시간을 보냈다.
● “아름다운 것에 홀리면 이렇게 되죠.”(3회·3월2일)
해변에 난파된 한 척의 배를 자신과 동일시하는 유시진. 배가 해변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왔듯이, 자신도 그렇다는 달변가. 저 말에 올라가는 입 꼬리를 붙잡을 도리가 없지 말입니다.
● “오전엔 되게 예쁘고, 오후엔 겁나 예쁘죠.”(9회·3월23일)
놀란 마음을 달래주려고 농담 반, 진담 반 진심을 표현한다. 남성들도 유시진을 따라하면 안되지만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변덕이 죽 끓듯 하다’는 말을 듣지 않으면 다행이다.
● “디쥬 히트 허?(Did you hit her)”(12회·3월31일)
사랑하는 여자가 맞았다. 서상사(진구)처럼 “이런 XX”이란 욕이 나오지 않다니…. 더군다나 한국인인데 차분히 영어로 묻는다. 내 여자를 본 반가움이, 상처를 보는 순간 그 눈빛은 분노로 돌변하며 흔들린다. 수십 번 들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다.
● “이건 잊어요.”(12회·3월31일)
숨기고 싶었던 특전사 비밀임무를, 사랑하는 여자를 살리기 위해서 수행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한 손으로 살며시 그녀의 두 눈을 가리며 말한다. 그리고 그의 볼을 타고 떨어지는 한 줄기 눈물. 여성 팬들은 닦아주고 싶지만, TV라는 장벽에 가로막혔다.
● “난 당신이 하는 모든 말들이 중요해.”(12회·3월31일)
특전사라는 직업상 모든 말을 털어놓을 수 없지만, 내 여자가 하는 말은 다 중요하다는 유시진. 택배가 오지 않아 안달이 나고, 점심메뉴를 고르지 못해 걱정이라는 이야기까지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 넓은 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