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태후’들①] 지승현 “송중기가 저보고 14회 주인공이래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14일 06시 57분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지승현은 자신이 이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라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작품의 출연 요청을 받고 있는 그는 “앞으로 보여줄 기회가 많다”며 데뷔 이후 7년의 시간을 연기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지승현은 자신이 이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라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작품의 출연 요청을 받고 있는 그는 “앞으로 보여줄 기회가 많다”며 데뷔 이후 7년의 시간을 연기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태양의 후예 ‘안정준 상위’ 연기로 스타덤|지승현

검색어 1위·언론 인터뷰·작품 제안 등
꿈인지 생시인지 아직도 얼떨떨하네요
준비된 북한 사투리…안정준 역은 운명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으리라고는….

연기자 지승현(35)은 요즘 그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연속으로 겪고 있다. 온라인 검색어 1위, 잇단 언론 인터뷰, 각종 작품 출연 제안 등이다. 그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얼떨떨하다”며 수줍게 웃는다.

지승현은 장안의 화제작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북한군 안정준 상위 역을 통해 대중의 관심권 안으로 들어왔다. 2009년 영화 ‘바람’으로 데뷔해 ‘친구2’ ‘기술자들’,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린 스스로조차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는 것이 그래도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다.

특히 드라마의 포문을 연 ‘비무장 혈투’에서 그는 송중기와 싸우는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 6일과 7일 방송한 13∼14회에 재등장해 송중기와 함께 이야기를 끌어갔다. 촬영 당시 송중기가 “14회 주인공 오셨냐?”며 반길 정도였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송중기와 펼친 ‘비무장 혈투’ 장면. 사진출처|KBS 방송화면 캡처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송중기와 펼친 ‘비무장 혈투’ 장면. 사진출처|KBS 방송화면 캡처

당초 안정준 상위는 1회 한 장면에만 등장하는 캐릭터였다. 제작진 역시 출연 분량이 적어 카메오를 염두에 두고 연기자를 물색했다. 하지만 북한 사투리를 잘 구사하고 액션연기도 잘 하는, ‘준비된’ 그를 만나 배역은 커졌다.

“당시 한 회 촬영을 마친 뒤 연출자 이응복 PD가 ‘김은숙. 김원석 작가가 엄청 잘 한다’며 칭찬했다고 말해주었다. ‘후반에 또 나올 거라’면서. 그런 귀띔을 듣고 다시 등장할 줄은 기대했지만 이 정도인줄 몰랐다. 촬영이 없어 가족이 있는 부산에 내려가 있었다. 13∼14회 대본을 등기로 받아 보고 깜짝 놀랐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에 그는 ‘북시진’(북한의 유시진)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극중 실감나는 북한 사투리와 완벽한 연기 등으로 그를 실제 북한 출신으로 착각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그는 “지난해 방송한 드라마 ‘감격시대’를 위해 북한 사투리를 익혔다. 당시엔 상황이 바뀌면서 대사로 쓰지 못했지만 이번에 제대로 써먹고 있다”며 화통하게 웃었다. 그렇듯 그와 안정준 상위와 만남은 마치 운명과도 같다.

또 한편으로 그가 제 맞춤한 옷을 입은 듯한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ROTC 출신으로 GOP(남방한계선)에서 근무한 경험 덕분이기도 하다. 그는 “GOP 동기들은 ‘왜 (역할이)북한군이냐’며 타박하기도 했다.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은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드라마 인기로 내가 최대 수혜자가 된 것 같다”는 그는 “‘준비된 연기자’가 어떤 것인지 앞으로 보여줄 기회는 많다”며 다시 한 번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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