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선 가족에게 올인…욕심 부리면 안돼 날 닮은 ‘안미정’…캐릭터 중 가장 현실적 남편 외조 최고…안재욱 등장하면 질투도
연기자 소유진(35)은 ‘워킹맘’이다. 일, 육아, 가사 등 할 일이 참 많다. 그래도 매일이 즐겁기만 하다.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이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인 덕분이다.
2013년 임신 중 드라마 ‘예쁜 남자’에 특별출연하긴 했지만, 2012년 ‘그대 없인 못살아’ 이후 4년 만의 장편드라마이면서 결혼 후 첫 주연작으로 성공을 과시하고 있다. “여배우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걱정은 사라진 지 오래다.
소유진은 둘째를 출산하고 100일 정도 지나자마자 ‘아이가 다섯’ 출연을 결정했다. “첫째였으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한다. 2013년 요리연구가 백종원씨와 결혼해 이듬해 첫째 아들을 낳은 그는 지난해 9월 둘째 딸을 안았다.
“첫째는 몸을 뒤집고 기어 다니는 등 모든 게 처음이라 신기했다. 둘째는 ‘이쯤이면 이런 행동을 하겠구나’ 짐작이 가서 미안하지만 덜 신기해 빠르게 복귀를 결정할 수 있었다.”
극중 소유진은 이혼한 뒤 세 아이, 외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패션회사 마케팅팀 대리 안미정을 연기한다. 아내와 사별하고 두 아이를 둔 직장상사인 팀장 이상태(안재욱)와 사랑의 감정을 키워가고 있다. 안미정은 엄마로서, 회사원으로서, 여자로서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 캐릭터다. 그는 “안미정의 상황에 저를 많이 대입하고 있다”며 “아이 셋? 한 명 더 추가된 건데요, 뭘”이라며 미소 짓는다.
지금까지 맡은 캐릭터 중 현실과 가장 닮아 있어 아이들이 자주 눈에 아른거린다. 그래서 “뇌에 섹션”을 나눠 행동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연기하면서 집안일을 생각하지 않고, 집에서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에 충실하려 한다.
“여기저기 발을 담가놓고 욕심 부리면 이도저도 되지 않음을 깨달았다.”
소유진도 여느 여성들처럼 결혼 전 연기라는 일을 하다 조금 긴 “육아 휴직”의 시간을 보내고 일터로 돌아왔다. 그는 “여성들이 출산 후 복직할 것인지, 살림에 전념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처럼 저도 같다”며 “퇴근시간이 불규칙할 뿐이지 출근하는 마음으로 매일 촬영장에 간다”고 말했다.
“일을 잘 끝내면 좋은 에너지를 얻고 집에 돌아가 아이를 보면 더 기운이 난다.”
남편의 외조도 큰 힘이 된다. 소유진은 “자상함으로는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자상한 모습 속에는 질투심도 있는 듯하다. 남편 백종원씨는 소유진과 안재욱이 등장하면 첫째에게 “엄마, 팀장님이랑 데이트 한다”며 말한다.
소유진은 “일정이 없으면 아이들과 함께 무조건 (밖으로)나간다”며 “일부러 동물원, 수족관 등 주말에 사람이 몰리는 장소를 고른다”며 웃었다.
소유진은 3년 전만 해도 결혼 후 “아줌마처럼 보이길 거부”하고, 출산 후 “복귀는 무슨…”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두 아이와 지내면서 “나는 엄마”라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마음을 내려놓았더니 이러한 기회가 찾아왔다며 스스로 놀라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