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vs 캡틴 아메리카, 배우와 감독에 누가 이길까 물으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2일 14시 26분


“티셔츠가 터질 것 같은 이 근육이 보이지 않나? 승리는 당연히 캡틴 팀의 것이다!”(앤서니 마키)

22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센터에서 한국 기자단을 대상으로 열린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7일 개봉·12세 이상) 기자회견이 열렸다. 주인공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은 크리스 에반스, 윈터솔져 역의 세바스찬 스탠, 팔콘 역의 앤서니 마키, 공동 연출을 맡은 조 루소 감독이 참석했다.

‘시빌 워’는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과 캡틴 아메리카가 슈퍼히어로들이 UN의 관리감독을 받기 위한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두고 의견 충돌을 겪다 결국 맞대결하게 된다는 줄거리다. 영화 속에서 히어로 10여 명이 각각 아이언맨 편과 캡틴 편으로 나뉘어 싸움을 벌인다.

영화의 콘셉트에 맞춰 홍보행사 역시 아이언맨 팀과 캡틴 팀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아이언맨 팀은 유럽, 캡틴 팀은 아시아에서 시사회와 레드카펫 등 행사를 소화한 뒤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합류한다. 출연 배우와 감독들은 “캡틴 팀과 아이언맨 팀이 끝까지 싸운다면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질문에 “당연히 캡틴 팀이 이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빌 워’는 슈퍼히어로 영화지만 내면적 갈등이 복잡하게 다뤄진다. 자칫 재미가 없어질 수도 있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는.

조 루소 감독=“영화를 촬영한다는 것은 결국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슈퍼히어로물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형제인 앤서니와 저는 심도 있는, 차별화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히어로물을 변화시키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슈퍼히어로물은 과장되기 마련인데, 이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출연 배우가 중요하다. 우리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모두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깊이 있는 감정을 전달하고,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한다.”

-캡틴 아메리카는 윈터솔져 때문에 아이언맨과 처절할 정도로 싸운다. 그렇게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크리스 에반스=“이번 영화를 역동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캡틴이 싸우는 이유다. 단순한 선악의 대결이 아니라, 가족과 가족 간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더 많이 상처 입고 타격을 받게 된다. 동시에 캡틴에게는 이번 싸움이 과거의 삶과 새로운 삶 간의 갈등이기도 하다. 윈터솔져는 캡틴이 갖고 있는 유년 시절 추억의 마지막 조각 같은 존재다. 아이언맨과 슈퍼히어로 동료들은 새로운 가족이자 전우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평가절하 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윈터솔져를 택하지만, 캡틴은 큰 갈등을 겪게 된다. 그런 점이 이 영화의 훌륭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명확한, 쉽게 파괴할 수 있는 악당이 없다는 점이다.”

루소=“그리고 영화 속에서 아이언맨은 버키를 죽이려 하지 않나. 캡틴은 아이언맨이 버키를 죽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 달라.”

-영화 속에서 히어로들이 분열을 겪는 계기는 슈퍼히어로 등록제다. 캡틴아메리카는 군인으로 국가에 충성하는 캐릭터인데 의외로 등록제에 반대한다. 아이언맨은 자유분방한 캐릭터인데도 등록제에 찬성한다. 이렇게 설정한 이유가 뭔가.

루소=“예상 가능하면 재미가 없지 않나. 처음부터 의도했던 일종의 반전이다. 아이언맨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벌어진 참사 때문에 죄책감을 갖게 된다. 자기 자신의 자존심과 자아도취에 지친 셈이다. 캡틴의 경우, 흥미로운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영화(‘퍼스트 어벤져’)에서 굉장한 애국자로, 흑백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군인이었던 그는 ‘윈터 솔져’편에서 정부 기관의 부패를 경험하며 서서히 변화한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는 아예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정의를 제도권 밖에서 실현하려 하는 캐릭터가 된다. 이런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다.”

-두 팀이 대결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실제로 촬영장에서 갈등은 없었나.

앤서니 마키=“스파이더맨 역의 톰 홀랜드는 저희랑 잘 안 맞는 것 같다. 두 시간에 한번씩 꼭 주스를 마시고 물도 특정 브랜드만 마시고 스낵을 골라서 먹질 않나…. (웃음)”

-영화를 촬영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나.

세바스찬 스탠=“‘윈터솔져’ 편에서는 주로 악역의 모습을 연기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악역에서 벗어나 평범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장면을 연기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윈터솔져는 영화에서 자신의 미래를 찾아간다. 생존을 위해 가족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다른 건 몰라도 영화 속에서 블랙팬서(채드윅 보즈만)와 합을 맞춰 싸우는 것이 정말 힘들면서도 다행이었다. 만약 실제 싸움이었다면 절대 그를 이길 수 없었을 거다.”

마키=“(한국어로) 안녕. 슈퍼히어로물 촬영은 정말 어렵다. 집에서 테니스공을 향해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처음 팔콘 역을 연기하던 날 나는 6, 7미터 높이의 단상 위에서 뛰어서 몸을 뒤집으며 비행기를 향해 총을 쏘는 장면을 소화해야 했다. 물론 나에게는 총도 없었고 비행기도 없었다. 나중에 촬영 분을 보니 정말 형편없었다. 덕분에 다른 배우로 교체될 뻔 했다! (웃음) 히어로물을 찍기 위해서는 정말 빨리 배워야 한다.”

-갈등의 계기가 되는 슈퍼히어로 등록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자신이라면 어느 쪽을 택할지 답해 달라.

에반스=“등록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히어로들이 세상을 많이 구했다 하더라도 그렇게 큰 힘과 권한을 갖고 있는 존재라면 사람이든, 조직이든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하고 어떤 한계가 설정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탠=“캡틴과 생각이 같다.”

루소=“영화 속에서는 캡틴 편을 들 것 같다. 등록제를 제안하는 로스 장관은 슈퍼히어로를 반대하고 통제하고 싶어하는, 어떤 의도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결국 그들을 누가 통제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본다. 특정 국가가 통제한다면 너무 큰 힘을 갖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UN 같은 기구라면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본다.”

-‘시빌 워’는 아이언맨 팀과 캡틴 팀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끌고 있다. 만약 두 팀이 어느 한쪽이 이길 때까지 끝까지 싸운다면 누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나.

마키=“(팔을 들어올리며) 이거 봐라. 이 근육이 보이지 않나? 젊고 탄탄하고, 티셔츠가 터질 거 같지 않나. (뒤쪽 포스터를 가리키며) 나이로 사람 차별하고 싶진 않지만, 아이언맨 팀은 아저씨들이다. 지금이면 낮잠 자다 일어났을 시간이다.(웃음) 싸움은 근육으로 하는 거다. 아이언맨 근육 본 기억이 있나? 그에게는 오로지 아이언맨 수트 밖에 없다.”

에반스=“물론 비전(폴 베타니)은 위험하다. 그의 힘을 무시할 수 없지만 스칼렛위치(엘리자베스 올슨)가 있지 않나. 스칼렛위치라면 비전을 약화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우리가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스탠=“앤트맨과 스칼렛위치가 있으니 우리가 충분히 이긴다고 생각한다.”

루소=“비전은 복잡한 캐릭터다. 영화 속에서 그는 스칼렛위치와 사랑에 빠지면서, 그의 모든 힘을 싸움에 사용하고 싶지 않아 한다. 여기에 캡틴 팀에는 앤트맨이 있고, 또 캡틴이 워낙 전략적이고 머리가 좋기 때문에 캡틴 팀에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빌 워’는 전 세계에서 한국에서 가장 먼저 27일 개봉한다.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루소=“한국 시장을 존중한다. 마블 영화들이 한국에서 꾸준히 사랑받지 않았나. 특히 크리스는 ‘설국열차’에 출연해 인기가 많다고 들었다.”

에반스=“개인적으로 한국 영화산업에 대한 특별한 애착이 있다. 한국 영화는 전 세계 영화 산업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이런 영화들에도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마키=(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싱가포르=이새샘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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