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첫 정규앨범을 내고 ‘엘라이’(L.I.E)란 노래로 활동 중인 EXID가 ‘짤’로 주목받고 있다. 짤이란 ‘짤림방지’에서 유래된 말로, ‘사진’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누리꾼은 ‘엘라이’ 가사 자막이 깔린 방송무대 TV화면을 캡처해 온라인상에서 이모티콘으로 사용하고 있다.
‘엘라이’ 짤은 여러 버전이 있지만, 정화가 부르는 ‘너는 태어나질 말았어야 해요’ 부분의 캡처 사진이 현재 가장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 양손을 좌우로 흔들며 상대를 흘겨보는 정화의 표정이 해당 노랫말과 실감나게 어울리고, ‘저주’의 의미를 담은 노랫말이 누리꾼의 ‘놀이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엘라이’가 바람을 피운 남자에게 악담하는 내용이어서 다소 강한 어조로 표현됐지만, 누리꾼은 이를 반어법으로 활용, 친한 지인의 생일 축하 코멘트 등으로 이용한다. 실제로 이모티콘은 농담을 은유하는 ‘ㅋㅋ’ 같은 자음이나 부호 등과 함께 쓰이고 있다. 솔지의 ‘이젠 네가 숨쉬는 것도 싫어’ 짤 역시 누리꾼이 주목하고 있다.
EXID는 2014년 10월 ‘위아래’를 공연하는 모습을 담은 ‘직캠’(관객이 직접 찍은 영상)이 SNS상에서 큰 화제를 일으킨 것이 계기가 돼 차트 ‘역주행’을 기록했고, 일약 정상급 걸그룹으로 도약했다. 누리꾼 스스로 만든 콘텐츠로 스타가 된 EXID는 이번엔 또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주목받으면서 이들과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짤’로 뜬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작년 겨울 이애란이 ‘∼전해라’ 짤로 긴 무명의 터널을 벗어났다. 방송인 조세호 역시 작년 여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안재욱 결혼식에 왜 안왔냐’는 김흥국의 느닷없는 질문에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고 말하며 황당한 표정을 지은 장면이 캡처돼 누리꾼의 ‘놀잇감’이 됐고, 현재는 ‘불참의 아이콘’으로 예능프로그램 섭외 1순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