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국은 ‘역적’(가제)이란 제목의 홍길동 소재 사극을 11월 방영한다는 목표 아래 제작 준비에 돌입했다. 홍길동을 소재로 한 사극은 2008년 KBS 2TV ‘쾌도 홍길동’에 이어 8년 만이다. 이에 앞서 SBS는 1998년 ‘홍길동’을 방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역적’이 앞선 두 사극과 어떻게 차별화할지 주목된다.
MBC는 월화드라마 ‘몬스터’ 후속으로 예정된 ‘가이아’가 11월 종영한 뒤 후속 드라마로 ‘역적’을 방송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윤곽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킬미, 힐미’ ‘최고의 사랑’ 등을 연출한 김진만 PD와 남궁성우 제작PD가 참여하며 황진영 작가가 극본을 쓰는 것 외에 캐스팅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7∼8월 즈음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고 아직 기획단계이다”고 밝혔다. 더욱 눈길을 모으는 것은 홍길동의 이야기가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역적’이라는 제목이 탐관오리 입장에서 홍길동이 ‘역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정해진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SBS ‘홍길동’은 IMF 외환위기 상황에서 방영됐다. 홍길동 역할을 연기한 김석훈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드라마는 모두가 힘겹게 살아가던 시기 영웅적인 인물을 등장시켜 3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년에는 KBS 2TV가 ‘쾌도 홍길동’을 내세워 시청자를 만났다. 연기자 강지환이 기존의 홍길동과는 다른 다소 게으르고 소인배의 표상으로 등장해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