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박2일’ 유호진 PD, 마지막 편집을 마치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4일 06시 57분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 유호진PD. 사진제공|KBS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 유호진PD. 사진제공|KBS
1박2일 현장 떠난 유호진PD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은 이명한, 나영석 등 ‘스타’ PD를 배출했다.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표방하며 출연진이 여행길에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 특히 잠자리와 먹거리를 두고 펼치는 ‘복불복 게임’이 빚어내는 웃음은 연출자도 후한 점수를 얻는 요소였다. 여기에 전국 곳곳의 아름다운 자연풍광도 시청자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들의 뒤를 이어 2013년 12월 지휘봉을 잡았던 유호진 PD가 2년 6개월 만에 현장을 떠나 내부 기획을 맡게 됐다. 마지막 녹화분의 편집이 한창이었던 5월25일 유 PD가 스포츠동아를 만났다.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깊어 보인 그는 직후 한 달의 휴가를 떠났다. 당초 이날 만남을 인터뷰 형식으로 기사화하기로 했지만 스포츠동아는 유 PD의 요청에 따라 이를 미루고 4일 지면에 싣는다. 3일 전화통화에서 유 PD는 “건강은 걱정 안 해도 된다”면서 케이블채널 이적설에 대해 “글쎄요.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웃었다. 그의 바통은 유일용 PD가 넘겨받았다.

● “멤버들 ‘케미’는 잊을 수 없어”

유 PD는 ‘1박2일’이야말로 출연진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합류한 윤시윤도 그런 관점에서 연출자로서 처음 주도적으로 뽑은 멤버였다. 그는 “멤버들과 잘 화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꾸미지 않은 본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팀을 이루는 나머지 멤버들 역시 연출자로서 유 PD에게는 상당한 기운을 불어넣어준 존재들이다. 데프콘은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라며 “멤버 평균 연령이 30대 후반이어서 육체적으로 도전하기 힘든 상황이 많은 데서도 힘을 주는 버팀목”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김종민은 “평범하지 않은 생각을 하는 사람”으로 “웃음공격수”다. “의외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자기생각도 반듯하다”고 유 PD는 말했다.

“정준영은 예의 바른 도라이”라며 웃는 유 PD는 “당돌한 면과 자기고집, 승부욕”을 매력으로 꼽았다. 유 PD에게 “한결같이 좋은 사람”은 차태현이다. 속정 많은 그는 말없이 출연진의 무게중심을 잡아준다. 김준호에게 “개그 천재”라고 찬사를 보낸 유 PD는 “아주 어렸을 적 희극인이 되고 싶었던 사람이 전문가가 됐다. 열심히 망가질질 줄 아는 ‘멋진 사람”이라며 현장에서 이별함을 아쉬워 했다.

● 연출의 고민은 계속된다

유 PD는 ‘1박2일’을 연출하며 끊임없는 고민을 이었다. 그는 “연출할 때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멤버들의 여행을 관찰하면서도 기획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게 중요했다”며 그 흔적을 드러냈다.

내년이면 10년을 맞는 장수프로그램으로 이미 국내 상당수 여행지를 돌아본 만큼 새로운 공간을 찾아나서는 것도 어렵다고 그는 토로했다. 마찬가지로 소재와 아이템, 새로운 기획을 발굴해야 하는 것도 후임 PD에게 숙제로 넘기게 됐다.

이경후 기자 thiscas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