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진도 팽목항에서 배틀 타고 꼬박 3시간 넘게 걸리는 ‘곽도’. 강경엽 (85)할머니가 홀고 살고 있는 곳이다. 해남에서 시집와 배 사고로 남편을 일찍 잃은 뒤 반평생 넘게 섬을 지키고 있다. 곧 오겠다는 아들의 전화 한 통에 할머니는 갯바위로 나가 파도와 굳은 날씨에도 해산물을 캐느라 정신이 없다.
할머니는 바쁜 아들이 오지 못하자 딸의 집을 찾는다. 오랜만의 외출에 장롱 깊숙이 있던 옷을 꺼내 입고, 갖가지 해산물과 농산물을 한 보따리 챙겨 배에 올라탄다. 딸과 사위는 섬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가 걱정이다. 섬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자식들의 만류에도 섬을 지키는 할머니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일까. 밤 9시5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