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늘 명대사를 남긴다. 하지만 모든 드라마를 챙겨 볼 여유가 없다. 모든 방송사의 드라마를 꿰고 있어야 하는 직업상 한 주 동안 시청자를 웃고, 울린 그리고 또 가슴을 적신 ‘한 줄’, 그래서 “제가 한 번 뽑아봤습니다”. 일상에서도 써보기를 권하며.
● “열 개까지 다 셌다. 네가 아직 여기 있는 거야.”(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7월27일 방송 중에서)
아홉, 아홉 반, 아홉 반에 반,…열. 신준영(김우빈)이 마음 속으로 숫자를 세다 “열”을 내뱉었을 때, 시계 초침도 멈추는 줄 알았다.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노을(수지)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않겠다는 주문이다. “열 개까지 다 셌다. (세는 동안)난 열심히 도망쳤는데, 네가 아직 여기 있는 거야.” 분명 “그러니 널 사랑할 거야”가 아닐까. 남녀관계에 활용하기 정말 좋은 상황이다. 사랑하는 여성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 쓰라. 전제는 있다. 상대도 어느 정도 호감을 보였을 때 만이다. 스스로만 확신하고 ‘직진’하는 건 참사만 부를 뿐이다. 눈빛의 동의가 필요하다.
● “난 너 빈 몸으로 보내고 싶지가 않다.”(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 7월30일 방송 중에서)
딸을 둔 아버지라면 이신욱(장용)의 마음처럼 다 그렇지 않을까. “몸만 와도 된다”고 하더라며 결혼 소식을 전하는 딸 연태(신혜선)에게 조금은 무리를 해서라도 잘 해 보내주고 싶다. 우리네 아버지와 딸들은 가슴이 뭉클하다. 형편이 더 나은 집에 시집가는 딸을 축하하고 싶지만, 혹여 나중에 눈치를 보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매일 지지고 볶고 싸우더라도 부모는 딸이 행복하게 사는 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