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비 “내 기사에 ‘왜 사는지 모르겠다’ 댓글은 씻을 수 없는 상처”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8월 3일 18시 33분


2005년 영화 ‘몽정기2’에서 당찬 여고생으로 등장했던 강은비가 ‘송은채’라는 이름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태어났다.

이질적으로 느껴졌던 가명을 뒤로하고 본명을 되찾은 그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통통 튀는 매력으로 첫 영화 ‘몽정기2’에서 완벽한 연기를 보여준 ‘떠오르는 신인’ 강은비는 어느덧 여인으로 성장했고 카메라 셔터 소리에 맞춰 자연스럽게 포즈를 구사하는 프로가 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보여드린 모습에 추가로 다양한 느낌을 선보이고 싶다는 그는 3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화보 촬영에서도 넘치는 끼를 마음껏 뽐냈다. 그린 원피스를 입고 청초한 여인 매력을 뽐내기도 하고 시크한 블랙 의상을 입고 걸크러시한 여성으로 변하기도 했다.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송은채로 1년 6개월 정도 활동했지만 많은 분들이 이질감을 느꼈던 것 같다. 강은비로 다시 활동하는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가짐으로 활동에 전념하겠다”고 전했다.

어린 나이에 비중이 큰 캐릭터로 데뷔하면서 다양한 시선을 묵묵히 견뎌내야 했던 강은비에게 악플에 대해 물었다. “연기나 외모, 방송태도 등 연기자로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지적하거나 혼내는 것은 기분 나쁘지 않다. 오히려 저를 연기자로 봐주시는 것 같아 좋다. 가장 상처를 받은 순간은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세상에 없어야 할 존재라고 여겨질 때 너무 힘들었다. 데뷔 초에 유독 그런 가슴에 꽂히는 비수 같은 말들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 당시에 일이 참 많이 들어왔는데 고의적으로 거부했다. 악플에 시달리면서 자신감이 많이 사라졌다. 방송이 들어오면 피했다. 10년간 활동하면서 휴식기만 5년을 가졌다. 여행도 많이 다니고 공부도 했다. 20살에 데뷔하고 일주일 내내 스케줄이 너무 많아서 개인 시간을 갖지 못했기에 지금은 많이 돌아다닌다”고 웃으며 말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사람들이 알아보는지 묻자 “과거에는 많이 알아봐 주셨다. 요즘은 못 알아보시더라. 며칠 전 지하철을 갈아타러 가는데 젊은 분이 길을 여쭤봐서 알려드렸다. 그분이 저에게 연예인 닮아서 좋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데뷔작 ‘몽정기2’는 강은비에게 어떤 존재인지 궁금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자 제 인생이다. 공개 오디션에 참가해서 운 좋게 주연으로 출연할 수 있었다. 한 달 내내 영화사 앞에 살면서 접수하러 오는 사람들을 관찰했다. 그리고 대기실에서 박슬기를 처음 봤다. 당당하고 상큼한 매력에 반했다”고 밝혔다.

이후 수위 높은 영화에 많이 참여한 강은비는 “저는 인기 있는 다작 배우도 아니고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기에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시청자분들께 제 이미지가 앙큼하게 인식됐다면 다음 작품은 다른 느낌에 도전하면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면 되지 않을까. 열심히 제 몫을 다하다 보면 언젠가는 저를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얼짱 출신으로 유명했던 그가 연기에 도전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저는 5대 얼짱 출신이다. 박한별, 구혜선 씨가 1기고 제가 2기이며 2004년 대한민국 얼짱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연기는 엄정화 선배님과 전도연 선배님을 보면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선배님들의 눈빛이 정말 아름다웠다. 연기가 매우 하고 싶었고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날 만큼 좋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영화 ‘어우동’에 대해서 강은비는 “사극은 처음이었다. 1인 2역 연기를 해야 했고 배드신도 있었고. 여자 혼자서 끌어가는 영화를 감당하기에 전 아직 어렸다. 갑자기 큰 역할을 준비되지 못한 상태로 받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어우동’을 찍고 처음으로 연기 못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전에는 외모, 성격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면 ‘어우동’때 비로소 연기 지적을 받은 것. 제 연기를 봐주는 것 같아 행복하더라. 이제 희망이 생겼다. 연기를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는 희망. 아직은 30% 실력만 갖춘 것 같다. 꾸준히 노력해서 50대에는 100%를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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