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연휴 극장가에서 흥행 승기를 잡으려는 5편의 한국영화가 ‘빅뱅’이라 불릴 만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연휴가 끝나는 15일이 되면 전례 없이 그 경쟁의 결과를 알리는 1차 ‘순위표’가 나온다.
10일 하정우의 ‘터널’과 수애의 ‘국가대표2’가 개봉하면서 여름 한국영화 5편이 전부 공개됐다. 광복절 연휴가 본격 시작되는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관객을 확보하기 위한 영화의 빅매치다. ‘다행히’ 연일 계속되는 폭염은 이들 영화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 시원한 극장으로 관객이 몰리고 있다.
흥행 1위가 점쳐지는 영화는 ‘터널’이다. 퇴근길 무너진 터널에 갇힌 남자가 35일간 홀로 벌이는 사투를 그리면서 개봉 첫날 37만8992명을 모았고, 이틀째인 11일에도 비슷한 수준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연휴 900여개 상영관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그 주역은 하정우다. 관객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는 하정우가 극중 겪는 웃기면서도 슬픈 생존기가 관객의 감정을 한껏 자극한다.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풍자의 묘미로 풀어낸 솜씨도 일품이다.
손예진의 ‘덕혜옹주’는 ‘터널’과 흥행 2파전을 예고한다. 불변의 흥행 키워드로 통하는 실존인물의 삶을 극적으로 담아 이미 250만명을 모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특히 여성관객을 힘 있게 끌어 모으면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일제강점기 덕혜옹주의 삶을 다룬 만큼 유일하게 ‘광복절 특수’도 예상된다.
물론 5편 각각 장르와 소재가 겹치지 않는 만큼 고르게 관객이 분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개봉작들이 모두 기대작으로 포지션 되면서 한 두 작품만 선별해 보지 않고 전부 관람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는 ‘국가대표2’는 경쟁에 참여한 신작.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아이스하키 여자 대표팀 이야기로, 스포츠 드라마 특유의 뭉클한 감동을 탑재했다. ‘1000만 클럽’에 먼저 합류한 ‘부산행’, 600만으로 향하는 ‘인천상륙작전’은 뒷심을 낼 가능성도 있다. 아직 보지 않은 관객이 막판 극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을 앞두고 예매율이 다시 오르면서 한국영화 5파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