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센 여자? 우리는 사랑을 꿈꾸는 천상 여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5일 06시 57분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이현정, 김민경, 이수지(위부터)는 무대 위에서 당찬 모습을 과시하지만 자신들만의 사랑을 꿈꾸는 ‘여린’ 여성들이기도 하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이현정, 김민경, 이수지(위부터)는 무대 위에서 당찬 모습을 과시하지만 자신들만의 사랑을 꿈꾸는 ‘여린’ 여성들이기도 하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개콘’ 우먼파워 3인방 김민경·이수지·이현정

김민경 “내년 결혼 목표…사랑이여, 오라”
이수지 “‘착한 남자’ 홍현호 딱 내 스타일”
이현정 “친언니 같은 선배들…난 행운아”


자칫하면 기에 눌렸을 뻔했다. KBS 2TV ‘개그콘서트’를 대표하는 김민경(35), 이수지(31), 이현정(29)은 “여리다”고 했지만 온 몸에서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냈다. 셋이 뭉치면 못할 게 없어 보였다.

이런 우정과 하나된 모습은 선후배가 짝을 이루는 ‘멘티-멘토’ 제도 덕분은 아닐까. 지상파 방송 3사 통틀어 유일하게 개그우먼의 활약상이 뛰어난 ‘개그콘서트’는 ‘멘티-멘토’ 제도를 통해 선후배간 유대관계를 중요시 여긴다.

이를 드러내듯 이수지는 맏언니 김민경에게 “6년차 선배는 조상급”이라고 가리켰다. 이에 이현정 역시 “(선배를)보고 자랐다”고 받들었다. 후배들의 과도한 반응에 김민경은 “몸무게도 1등이지만 불편하네. 이럴 줄 알았음 안 나왔다”며 새침한 표정을 짓지만 싫지 않은 모양이다. 선후배의 유대감 못지 않게 ‘개그콘서트’는 그 기강이 세기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챙겨주기 바빴다.

이현정-김민경-이수지(맨 왼쪽부터).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이현정-김민경-이수지(맨 왼쪽부터).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김민경은 “잘 하는 친구가 눈에 띄면 닮고 싶어 부럽다. 다른 데 가서 자랑도 하고 싶다”면서 “현정이는 묵직한 친구다. 수지처럼 까불지 않고”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현정은 “모두 친언니 같다. 민경 선배는 개그우먼의 방향성을 잘 제시해준다”고, “수지 선배는 애교덩어리”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에 이수지는 “그냥 덩어리다. 하하!”라며 너스레를 떤다.

이에 앞서 이들은 8월 새로운 후배들을 맞아들이며 처음으로 개그우먼 모임을 갖기도 했다. “밥 먹자고 모인 게 물론 술자리”로 이어졌지만 선배의 이야기에 후배가 귀 기울이고 서로 다가가려는 모습에 적잖이 감동 받았다.

“후배는 선배가 가벼운 마음으로 식사를 제안해도 부담스러워할 수 있지 않나. 우리가 2차까지 참여해서 혹시 ‘눈치 없이 왜 따라오나’ 생각하는 후배가 있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해 앞으로도 종종 만날 거다.”

그렇듯 김민경은 오랫동안 후배들에게 정신적으로 든든한 선배이고 싶다.

“보통 개그우먼이 억척스럽고 기가 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주눅 들지 않기 위해 강한 척을 할 뿐이다. 무대 위에서 기를 놓치면 아무도 웃길 수 없다. 살기 위해서다. 관객은 우리가 자신감 없는 모습을 단번에 알아차린다.”

그래도 사랑을 꿈꾸는 여성들이다.

현재 유민상과 함께 출연 중인 ‘사랑이 라지(LARGE)’ 코너를 통해 공감을 얻고 있는 김민경은 “마음만 먹으면 4개월 연애”도 가능하다고 장담하며 내년 결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심스레 후배 서태훈의 이름을 언급하며 “고백하면 사귈 마음도 있다”며 깔깔 웃는다. “후배를 아끼는 선배의 마음”이라며 급히 선을 그었지만.

‘가족같은’에서 호흡을 맞추는 이수지와 이현정은 각각 “모범생 스타일의 통통한” 외모를 지닌 홍현호와, “개그맨스럽지 않은 사람” 이성동을 지목했다. 무대 위의 부담감에서 벗어나 편안히 이야기를 하는 이들의 입담이 더욱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