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장르를 융합한 형태의 TV프로그램이 각광받고 있다. ‘예능과 영화’ ‘예능과 드라마’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등 장르간의 결합 형태도 다양하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한 MBC ‘무한도전-무한상사’(사진)는 예능과 영화를 융합했다. 메이킹 영상은 기존의 ‘예능’이었지만, 출연진이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해 방송했다. ‘무한도전-무한상사’는 장항준 영화감독이 제작에 참여했고 배우 김혜수, 이제훈, 김희원을 비롯해 빅뱅 지드래곤까지 특별출연하는 등 캐스팅도 화려했다. 극장 상영까지 요구하는 여론이 있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추석 파일럿으로 선보이는 MBC ‘상상극장-우.설.리’는 ‘드라마’에 도전한 ‘예능’이다. 예능에서 드라마를 찍는 형태로, 누리꾼 댓글로 드라마 대본을 만들어 예능적 요소를 더했다. 출연자가 연기하는 과정을 ‘예능’의 관점에서 지켜보지만 실제 짧은 드라마로도 완성하여 방송한다. 세 팀이 각각 5∼10분 사이 짧은 드라마를 연기하는 점 외에도, 촬영에 임박해서야 쪽지형식의 대본을 출연진에게 건네고 여러 찬스를 제공하는 게 차별점이다.
연출자 한영롱 PD는 “누리꾼의 댓글이 드라마화 되며 스토리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게 강점”이라며 “대본 내용이 한꺼번에 제공되면 이해가 어려울 수 있고, 예능적인 요소를 보여주기 위해서도 촬영에 임박했을 때 대본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3일 첫 방송한 KBS 1TV ‘임진왜란 1592’는 다큐멘터리와 사극이 결합한 한국 최초의 팩츄얼드라마다. 사실에만 입각해 드라마를 연출했다. 로맨스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근래 사극과 달리 새로운 형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청자들이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며 “같은 장르 안에서 새로운 게 거의 다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점점 기존에 있는 걸 융복합 하는 경향이 있다. 점차 장르적 구분이 사라지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