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타임라인] 강우석 감독 “차기작은 ‘투캅스’처럼…엄숙함 벗어나고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9일 06시 57분


제작자 강우석 감독.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제작자 강우석 감독.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20번째 영화 ‘고산자’…“이제 처음으로 돌아가겠다”

100편의 영화를 완성한 임권택 감독 다음으로 강우석 감독은 장편영화를 많이 내놓은 연출자로 꼽힌다. 이번 ‘고산자’는 20번째 작품. 그만큼 감독 자신이 가진 마음도, 이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도 남다르다.

“언론에서 시작도 하기 전에 ‘20번째 작품’이라고 너무 의미를 부여하니까 나도 뭔가 의미 있는 걸 만들어야 하나…, 흔들리더라. 하하! 그게 김정호를 붙잡은 이유 중 하나다. 사극이라고 하면 대부분 왕과 양반의 권력 암투였다. 이 시대에 서민영웅도 필요하지 않나. 팍팍한 지금, 진짜 영웅이 필요하다.”

‘고산자’는 만인을 위한 지도를 열망한 지도학자 김정호의 삶을 좇는 영화다. 대동여지도의 완성 과정을 묘사하는 영화는 아니다. 알려지지 않은 선각자를 발굴하는 작업에 가깝다.

강우석 감독은 “지금껏 영화를 하며 이렇게 숭고한 마음으로 찍은 영화가 있나” 스스로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영화를 찍을 때면 여러 생각이 든다. ‘이끼’ 때는 평론가들은 좋아하겠지, 그런데 관객은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더라. 이번엔 대중이 함께 가는, 같이 이해하는 영화이길 원했다. 일부 욕을 먹더라도, 아이나 어른 전부 좋아하는 영화로 완성하려 했다.”

이제 평가는 관객의 몫이다. 주말을 지나 추석 연휴가 본격 시작하면 ‘고산자’는 더 폭넓은 관객에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새롭고 재미있는 영화, 혹은 새로우면서 감동을 주는 영화를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는 감독은 “자극을 주고 비슷하게 바꿔 또 자극을 주는 영화는 할 마음이 없다”고도 했다.

20편의 영화를 내놓은 지금, 돌아보면 아쉬움이 남는 작품도 있다. 다시 만들고 싶은 영화가 있느냐고 물으니 그는 1초의 망설임 없이 ‘실미도’를 꺼냈다. 최고의 흥행 기록을 안긴 대표작을 꼽은 이유는 일면 단순하다.

“유머! 유머를 넣고 싶다.”

‘고산자’ 이후 강우석 감독의 행보는 어떨까.

“이제 아기처럼 갈 거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투캅스’ 때처럼. 그런 영화들을 할 거다. 그동안 스스로 엄숙한 영화를 찾은 게 아닌가 한다. 엄숙함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강우석 감독은 좀처럼 나이 들지 않는다.

● 강우석 감독

▲1960년 11월10일 태생 ▲성균관대 영어 영문학과 중퇴, 1984년 영화계 입문 ▲1988년 영화 ‘달콤한 신부들’ 연출 데뷔 ▲1989년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연출 ▲1990년 제1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감독상 ▲1993년 영화 ‘투캅스’ 연출 ▲1994년 제 30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감독상 ▲2002년 영화 ‘공공의 적’ 연출 ▲2003년 영화 ‘실미도’ 연출, 한국영화 첫 1000만 관객 ▲2004년 제40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2004년 제25회 청룡영화상 감독상 ▲2010년 영화 ‘이끼’ 연출 ▲2010년 제31회 청룡영화상 감독상 ▲2016년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연출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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