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가 부산 엄궁동 갈대숲 살인사건을 재조명한 가운데, 당시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가혹행위를 통해 자백을 받아냈다는 의혹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1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자백과 고백 그리고 거짓말-엄궁동 2인조 사건의 진실' 편으로 꾸며졌다.
지난 1990년 1월4일 부산 엄궁동 갈대숲에서 참혹한 모습의 시신 한 구를 발견한 경찰은 목격자의 증언을 통해 범인 인상착의가 '엄궁동 2인조'와 흡사하다고 추리했다. 현장엔 단서가 될 직접적인 증거가 남아있지 않았고, 단서는 생존한 피해 남성 한 명의 증언뿐이었다.
1년 후 경찰은 범인으로 추정한 최씨를 체포하는데 성공했고, 이어 장씨를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최씨가 죄를 인정한 것과 달리 장씨는 범행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후 장씨는 범행을 인정했고 수감됐다.
최씨와 장씨가 범인임을 확신하는 수사관의 주장과는 달리, 체포된 2인조에 대한 조사과정에는 이상한 점이 있었다. 10여 차례가 넘는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두 사람이 범행과 관련된 진술을 끊임없이 번복한 것이다.
하지만 최종 수사 결과, 검거된 두 사람 중 체격이 큰 최씨가 각목으로 피해자 박씨를 구타한 후 키가 작은 장씨가 돌을 이용해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고 두 사람은 살인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현재 최씨와 장씨는 감형을 받고 출소한 상황. 그러나 이들은 진실만을 밝히고 싶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당시 두 사람의 변호를 맡았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 "35년간 변호사 생활을 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한이 남는 사건이었다"며 “장씨는 시력이 아주 나빠 범행 자체가 불가능, 그런 강력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씨도 입을 열었다. 최씨는 장씨의 시력이 장애에 가까울 정도로 나빴다는 것을 알고도 장씨를 엄궁동 살인사건 공범으로 지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형사들로부터 이른 바 ‘공사’를 당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씨는 이미 혐의를 인정했으니 최씨도 혐의를 인정하면 가혹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속임수, 일명 ‘공사’에 넘어갔다는 것이다.
장씨 역시 "옷을 벗기고 막 여기 손목에다가 신문지를 접어서 감고 수감을 채우고 손을 파이프에 끼우고 불끈 들어서 책상에 하니깐 거꾸로 된 상태에서 물을 붓더라"며 수사 도중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 는 시청률 6.9%(전국기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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