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늘 명대사를 남긴다. 하지만 모두 챙겨 볼 여유가 없다. 방송사의 모든 드라마를 꿰고 있어야 하는 직업. 한 주 동안 시청자를 웃고, 울린 그리고 또 가슴을 적신 ‘한 줄’, 그래서 “제가 한 번 뽑아봤습니다”. 일상에서도 써보기를 권하며.
● “인정.”(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 10월6일 방송 중에서)
여자(공효진)는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기 위해 남자(조정석)를 향해 “나쁜 기자다, 나쁜 친구다”라며 아픈 구석을 일부러 후빈다. 남자는 ‘절친’(고경표)에게서 여자를 빼앗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인하지 않는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저 “인정”이라고만 말한다. 그리고 여자의 눈에서 “그럼에도 네가 좋다”라는 속마음을 읽고 거칠게 입을 맞춘다. 친구에 소개해줬다 다시 빼앗는 이 나쁜 남자. 그리고 진짜 사랑을 위해 또 다른 남자를 상처 주는 이 나쁜 여자.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KBS 드라마 ‘공항 가는 길’ 방송화면 캡처. 사진출처|KBS ● “3무 사이 되자. 바라는 거, 만지는 거 그리고 헤어지는 거 없는.”(KBS 2TV 수목드라마 ‘공항 가는 길’ 10월5일 방송 중에서) 사랑하는 사이라면 서로의 얼굴을 만지고, 손잡고, 안고 싶은 건 언제나 그렇다. 나에게 이런 행동을 해주길 바라기도 하고. 때론 싸워서 이별하는 게 보통 연인들의 모습이지 않나. 그러나 최수아(김하늘)와 서도우(이상윤)에게는 절대 불가능한 상황들이다. 각각 이미 가정을 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자녀의 고민으로 몇 번 만났던 것이 이러한 묘한 관계가 될지는 그 누구도 몰랐다. ‘3무(無)’ 중 두 사람은 이미 손을 잡았다. 그러나 “만지는 것과 잡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