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죽여주는 여자’ 반전 흥행의 공통점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24일 06시 57분


‘우리가 제일 잘 나가!’ 영화 ‘럭키’(왼쪽 사진)와 ‘죽여주는 여자’가 가을 스크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공통적으로 색다른 소재를 통해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다뤄 전 연령층과 공감대를 형성한 힘이다. 사진제공|용필름·한국영화아카데미
‘우리가 제일 잘 나가!’ 영화 ‘럭키’(왼쪽 사진)와 ‘죽여주는 여자’가 가을 스크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공통적으로 색다른 소재를 통해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다뤄 전 연령층과 공감대를 형성한 힘이다. 사진제공|용필름·한국영화아카데미
■1. 색다른 소재
■2. 세대공감
■3. 관객의 배우 신뢰

400만 돌파 ‘럭키’ 역대 코미디장르 최단기록
‘죽여주는 여자’ 다양성영화 한계 딛고 10만명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이다. 유해진 주연의 ‘럭키’와 윤여정의 ‘죽여주는 여자’가 가을 스크린에서 반전의 흥행을 거두고 있다.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관객의 꾸준한 선택으로 연일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

‘럭키’(감독 이계백·제작 용필름)는 개봉 열흘째인 23일 누적 관객 400만명(영화진흥위원회)을 돌파했다. 역대 코미디 장르로는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2주 연속 토요일에만 60만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이는 저력까지 과시하고 있다.

상영관 200개 미만에서 상영하는 다양성영화 ‘죽여주는 여자’(감독 이재용·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 역시 여러 한계에도 23일 누적 10만 관객을 넘어섰다. 올해 개봉한 다양성영화 가운데 세 번째로 10만 관객을 모았다.

‘럭키’와 ‘죽여주는 여자’는 장르와 소재, 제작 규모는 비교할 수 없지만 흥행 성과면에서는 공통점이 여럿이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이야기에 과감하게 주력했고, 그 결과 20대부터 50대 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화려하지 않지만 꾸준하게 배우의 길을 닦아온 배우를 향한 관객의 신뢰도 흥행을 결정지었다.

‘럭키’는 최근 영화계가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제작을 꺼려온 정통 코미디 장르다. ‘죽여주는 여자’ 역시 노년세대의 고민인 ‘죽음’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과감한 작품이다. 그동안 영화계가 주력하지 않은 이야기를 오히려 용기 있게 다뤘다.

특히 ‘럭키’는 시사회 이후 ‘웰메이드 코미디’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정작 개봉 이후 관객의 반응은 초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23일 “어둡고 폭력적인 소재의 충무로 트렌드에서 벗어난, 밝고 웃긴 코미디의 개성이 관객을 사로잡았다”며 “코미디의 흥행 가능성을 증명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영화는 다양한 세대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도 세심하게 집중했다. ‘럭키’는 외로움을 겪는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관객 공감대를 형성했다. ‘죽여주는 여자’도 현대인의 고민인 ‘노후’와 ‘죽음’을 넘어 ‘소외’의 문제까지 짚으면서 젊은층까지 끌어들였다.

‘죽여주는 여자’ 배급사 CGV아트하우스 관계자는 “중장년층과 20∼30대 관객이 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면서 다양한 이슈가 공론화하고 있다”며 “여러 관점의 평가가 입소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주연배우를 향한 관객의 신뢰도 빼놓기 어렵다. 폭발적인 팬덤은 없지만 꾸준한 연기,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도전으로 남녀노소 누구에게서나 신뢰를 쌓은 ‘안티팬 없는 배우’ 유해진과 윤여정은 이번 영화를 각자의 대표작으로 남기게 됐다.

유해진은 자신이 가장 잘 표현하는 코미디로 400만 관객을 거뜬히 동원하는 티켓파워를 증명했다. ‘죽여주는 여자’ 제작진 역시 “영화가 다양한 세대에 거리감 없이 다가선 배경”으로 “주인공 윤여정”을 꼽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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