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늘 명대사를 남긴다. 하지만 모두 챙겨 볼 여유가 없다. 방송사의 모든 드라마를 꿰고 있어야 하는 직업. 한 주 동안 시청자를 웃고, 울린 그리고 또 가슴을 적신 ‘한 줄’, 그래서 “제가 한 번 뽑아봤습니다”. 일상에서도 써보기를 권하며.
● “방 불이 꺼질 때도 몰래 지켜봤어.”(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 11월3일 방송 중에서)
활자로만 보면 스토커들이 주로 쓰는, 몸서리치게 만드는 한 마디다. 하지만 누가,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분위기도 180도 달라진다. 남자(서인국)는 사랑하는 연인(남지현) 곁에서 한시도 눈을 떼고 싶지 않지만 그럴 수 없어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볼 뿐이다. 그녀가 퇴근해 올 시간이 되면 몸을 숨겼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불을 끄면, 그제야 마음을 놓고 자리를 떠난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여자는 얼마나 행복할까.
● “역시 여자는 골반.”(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 11월4일 방송 중에서)
일부 남성들의 생각이겠지만, 지나가는 여성의 뒷모습을 보고 입 밖으로 이 말을 꺼냈을 때 여성은 어떻게 받아쳐야 속이 시원할까. 이 말을 들은 친구의 대답은 더욱 가관이다. “여자는 찌찌지. 기승전찌”라고. 작가는 이 둘의 대화를 통해 시청자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을까. 저급하고 저속할 뿐이다. 기억에 남을 명대사가 빨리 나오길 바란다. 하지만 이미 촬영을 마쳐 딱히 손 쓸 방법은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