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주연작 ‘제5열’, 내년으로 촬영 연기 시나리오 두고 제작진과 출연진 ‘이견’ 예상 촬영 마친 ‘리얼’, 갑자기 감독 교체 ‘궁금증’
송강호와 김수현의 출연이 전부는 아니다.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거쳐야 하는 지난한 과정에서 톱스타 캐스팅이 탄탄대로를 보장하는 절대 지표가 될 수 없는 분위기다.
영화 제작진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톱배우 송강호와 김수현이 주연한 영화가 환상적인 캐스팅에 성공하고도 제작 과정에서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 제작진은 ‘완성도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하지만 그 속사정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송강호 주연 영화 ‘제5열’(감독 원신연·제작 와인드업필름)이 12월 촬영을 목표로 준비를 마쳤지만 본격적인 촬영을 돌연 내년으로 연기했다. 제작진은 이달 중순 출연진과 함께 1박2일 워크숍까지 계획했지만 불과 며칠 전 이 같은 방침을 세우고 각 배우 측에 전달했다.
‘제5열’은 송강호를 중심으로 류승룡, 정우가 주연하는 영화다. 국방비리를 파헤치는 군 수사관의 이야기로, 내년 기대작으로 꼽혔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촬영을 연기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더욱이 영화 투자 여부까지 좌우하는 ‘파워맨’ 송강호가 나섰는데도 촬영이 연기된 상황에 의구심이 커진다.
영화계에서는 시나리오를 두고 벌어진 제작진과 출연진의 ‘이견’을 촬영 지연 이유로 지목하고 있다. 투자배급사인 쇼박스 관계자는 “완성도를 위해 시나리오를 재정비하기로 하면서 불가피하게 촬영을 미뤘다”고 밝혔다. 제작 시기만 연기했을 뿐 송강호 등 출연진은 변함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일정 바쁜 스타들이 그대로 자리를 지킬지는 미지수다. 송강호는 이미 내년 초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이 연출하는 ‘마약왕’ 출연을 발 빠르게 확정지었다.
한류스타 김수현의 영화 ‘리얼’(제작 리얼SPC)도 안개속이다. 올해 6월 촬영을 마치고 편집 등 후반작업에 한창인 영화는 이달 초 갑자기 감독을 교체했다. 작품을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쓴 이정섭 감독이 하차하고, 제작자인 이사랑 대표가 감독을 맡았다. ‘리얼’ 제작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영화의 방향에 대한 감독과 제작사의 시각차이가 있었다”며 “상호 협의해 내린 결정”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리얼’에 출연한 배우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이미 촬영 과정에서 제작사와 감독이 갈등하는 모습이 노출됐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이사랑 감독에 대해서도 의아함을 드러내고 있다. 주인공 김수현의 이종사촌인 이 감독은 ‘리얼’을 맡기 전까지 연출 경험은 물론 영화 제작 경험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 배우는 “감독 교체 소식을 접하고 황당했다”며 “이정섭 감독이 편집방향까지 구상하면서 촬영한 장면이 어떻게 완성될지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리얼’은 내년 상반기 개봉이 목표다. 중국 개봉까지 염두에 뒀지만 최근 일고 있는 ‘반한류’ 정서가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리얼’의 개봉 시기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