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과정은 모든 언론의 취재방식을 단순화시킨 설명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소문’과 ‘의심’과 ‘의혹’을 ‘사실’로 확인하기까지 과정은, 최근 벌어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관해 나온 다양한 보도는, 그리 단순화할 수 없는, 언론의 매우 모범적인 취재 사례로 남을 듯하다.
그 사이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사태와 연예계를 연관짓는 강한 의심의 시선도 나왔다. ▲최순실씨와 그의 언니 최순득씨 그리고 그의 조카 장시호씨가 일부 연예인과 오래 전부터 친분을 유지해왔다.(온라인상에서는 최씨 자매의 또 다른 조카도 연예계와 교류해왔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최순득씨가 매년 김장철에 일부 연예인을 초대해 김치를 나눠주고 ‘김치값’ 명목으로 돈 봉투를 받았다는 주장 등이다. 최순실씨와 함께 ‘비선실세’로 지목된 차은택씨가 문화 융성을 빌미로 각종 이권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은 거꾸로 또 다른 ‘의심’의 시선을 갖게도 한다.
하지만 핵심은 일부 연예인이 정말 이번 사태에 연루됐는지, 그렇다면 해당 연예인들이 어떤 특혜를 받았고 또 얼마나 부당한 이득을 취했는지 그 사실 여부를 밝히는 데에 있다. 각종 폭로와 주장 속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이름을 아직 이니셜로만 설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그 근거라고 하기엔 여전히 희미한 ‘소문’과 ‘의심’에만 머무는 수준이다. 의심의 시선을 내놓은 정치권에서도 그 실체를 서둘러 밝혀야 한다.
스포츠동아는 7일자 17면 전면에 걸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연예계에 미치는 파장에 대해 보도했다. 21일자 19면으로는 이번 사태로 인한 전 국민적 분노가 결집한 촛불집회와 관련해 스타들의 공감과 그 구체적 실천의 양상을 소개했다. 그 사이 11일자와 14일자, 18일자에서도 이와 관련한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하지만 고백하건대, 마찬가지로, 사태와 연예인의 연루설의 실체 및 사실 여부를 밝히는 보도는 없었다. 그래도 여전히 희미한 ‘의심’의 시선이라도 아직은 버리지 않으려 한다. 다만, 그 ‘의심’이 ‘사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