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 20회 타이밍의 한 장면. 조석이 하는 말을 애봉이 입 모양만 보고 ‘사귀자’로 오해하는 대목에서 웃음이 ‘빵’ 터졌다.
KBS가 제작한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가 28일 재생수 2000만 뷰를 돌파하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첫 회 뒤 일주일 만에 1000만 뷰를 넘어선 드라마는 이제 다음 달 9일 오후 KBS2 방영까지 앞뒀다.
사실 드라마 ‘마음의 소리’는 공개 전 큰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었다. 올해로 10년 장기 연재 중인 웹툰은 지난달 본보 설문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연재만화 2위에 올랐던 인기작. 당연히 드라마 제작이 화제를 모았지만 그만큼 원작을 얼마나 잘 살릴지도 의문이었다. 한 드라마 제작사 이사는 “워낙 기상천외한 개그만화인지라 솔직히 다들 쉽지 않다고 여겼다”며 “막상 제작이 결정된 뒤에도 KBS 내부에서조차 여러 연출진이 부담을 느껴 고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드라마가 공개되면서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뭣보다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성공적이었다. 그간 웹툰 실사판 영화나 드라마는 실제 배우가 만화 캐릭터와 얼마나 어울리는지를 놓고 말이 많았다. 하지만 코믹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 이광수가 주인공 조석 역을 맡는 등 출연진이 복덩이였다.
연출을 맡은 하병훈 PD는 전화 인터뷰에서 “주요 출연진인 가족 4명은 모두 작가진과 함께 1순위로 꼽았던 배우들이 그대로 캐스팅됐다”며 “특히 배우 김병옥(아버지 조철왕 역)과 김대명(형 조준 역)은 온라인에서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라 불릴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제작진의 가장 큰 고민은 다름 아닌 조석의 피앙세 ‘애봉이’였다. 여성에게 이런 말은 실례겠지만 ‘최배달+강호동+타이슨’을 합친 듯한 최강자 캐릭터를 연기할 배우는 솔직히 지구상엔 존재하지 않는다. 하 PD 역시 “쉽게 결정하기 힘들었는데 배우 정소민은 만나볼수록 의외로 털털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에너지를 지녀 제작진이 마음을 뺏겼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드라마 역시 원작이나 초기 대본에 얽매이지 않고 정소민의 원래 성격을 최대한 살려주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다면 외모는? 하 PD는 “지금은 기억하는 이가 별로 없는데 만화에서도 애봉이는 초창기에 매우 예쁘장하게 그려졌다”며 “TV 드라마에선 왜 조석이 애봉이를 못생기게 그리게 됐는지 알려주는 에피소드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원작의 무게에 억눌리지 않고 유연함을 잘 살린 점도 플러스 요인. ‘마음의 소리’는 그간 ‘스펀지’ 등 예능프로그램 조연출로 경력을 쌓아온 하 PD가 처음으로 연출을 맡은 작품. 예능에서 자주 쓰는 자막이나 컴퓨터그래픽(CG), 개그 코드를 드라마로 옮겼다. 하 PD는 “예능국에서 작가, 출연진과 해왔던 방식 그대로 대본에 구애받지 않고 같이 회의하며 만들어가는 소통을 중시했다”며 “그런 시너지 효과를 시청자가 좋게 봐준 것 같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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