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애 “꿈꾸는 세상은 반드시 온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5일 06시 57분


가수 한영애가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촛불집회에서 ‘조율’을 부르고 있다. 그는 이날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하며 수십만 시민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KOPA(한국온라인사진기자협회) 사진공동취재단
가수 한영애가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촛불집회에서 ‘조율’을 부르고 있다. 그는 이날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하며 수십만 시민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KOPA(한국온라인사진기자협회) 사진공동취재단
■ 한영애가 선사한 촛불집회의 감동

히트곡 ‘조율’ 절묘한 가사로 시민들 위로
‘갈증’ 부르며 “지치지 말라. 힘내라” 응원

가수 한영애가 3일 촛불집회에서 부른 ‘조율’이 깊은 울림을 만들고 있다. 그 품은 노랫말로 변화를 바라는 간절함에 공감하며 시민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촛불집회에선 ‘즉각 퇴진’으로 구호가 바뀌고, 청와대 앞 100m까지 행진이 허용되면서 시민 행진에 무게중심이 쏠렸다. 이런 상황에서 ‘조율’의 선곡은 절묘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특히 ‘무엇이 문제인가/가는 곳 모르면서 그저 달리고만 있었던 거야/지고지순했던 우리네 마음이/언제부터 진실을 외면해 왔었는지/정다웠던 시냇물이 검게 검게 바다로 가고/드높았던 파란하늘 뿌옇게 뿌옇게 보이질 않으니/마지막 가꾸었던 우리의 사랑도/그렇게 끝이 나는 건 아닌지’라는 노랫말은 현 시국을 정확히 짚고 있다. 또 후렴구의 ‘잠자는 하늘님이여/이제 그만 일어나요/그 옛날 하늘빛처럼/조율 한 번 해주세요’는 부조리한 세상을 바로 잡아달라는 바람이 묻어 있다.

한영애는 전날 SNS에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쓰러지지 않고 부러지지 않는 이들이 있기에 존재한다. 이 땅의 아이들도 먼 훗날 그런 생각을 하게끔 우리 모두 버텨야 한다. 제발 조율 한 번 해달라”고 적었다.

이날 집회에서 자신의 노래 ‘갈증’으로 공연을 시작한 한영애는 “지치지 말라. 힘내라. 천년의 어둠도 촛불 하나로 바뀔 수 있다. 오늘 우리의 이 촛불이 또 다른 민주의 역사를 쓰는 새로운 장이 됐으면 좋겠다”며 시민을 응원했다. 이어 ‘내 나라 내 겨레’, ‘홀로 아리랑’을 수십만 시민과 함께 부르며 “조금 더 높은 행복을 위해 여기에 모였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반드시 올 거다. 오늘 조율을 이뤄보죠”라며 ‘조율’을 불렀다.

‘조율’은 한영애가 1992년 발표한 3집 ‘한영애 1992’ 수록곡이다. 신형원의 ‘불씨’ ‘터’ 등을 만든 포크가수 겸 작곡가 한돌이 작사, 작곡했다. 한영애는 ‘조율’을 두고 과거 인터뷰에서 “개개인이 자기에게 맞는 질서대로 아주 용감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은 노래”라고 소개한 바 있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인 한영애는 허스키하면서도 울림이 깃든 특유의 목소리와 창법으로 독보적인 음악가로 인정받고 있다. 1976년 해바라기 멤버로 데뷔했고, 1978년엔 극단 ‘자유’를 통해 연극배우로 데뷔했다.

한편 이날 본 집회에 앞서 열린 사전집회에는 고 신해철이 이끌던 그룹 넥스트가 ‘그대에게’를 부르며 시민들과 함께 했다. 가수 윤종신은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여했고, 배우 오광록과 박용우, 가수 김장훈, 한지승 감독 등도 피켓을 들고 군중 속에서 구호를 외쳤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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