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피셔의 엄마 데비 레이놀즈도 딸 따라 하늘나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30일 01시 01분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레아 공주 역의 캐리 피셔가 숨진 지 하루 뒤 그의 어머니이자 1950년대 할리우드 스타였던 데비 레이놀즈가 딸을 따라 하늘나라로 갔다. 향년 84세.

레이놀즈의 아들이자 피셔의 남동생인 토드 피셔는 28일(현지 시간)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자신과 피셔의 장례를 논의하던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발표했다. 토드 피셔는 "어머니가 캐리와 함께 있고 싶다고 말씀하신 후 얼마 되지 않아 쓰러지셨다"고 AP통신에 전했다.

배우로서 레이놀즈는 딸에겐 '넘사벽' 같은 존재였다. 1932년 텍사스 주 엘파소에서 태어나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레이놀즈는 스무 살 때 진 켈리와 함께 주연한 뮤지컬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1952년)로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다소곳한 듯하면서도 타고난 열정을 주체 못하는 미국 여성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1957년 뮤지컬 영화 '태미와 독신자'에서 그가 달빛 창가에서 부른 왈츠풍의 노래 '태미'는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히트곡이 됐다. '몰리 브라운'(1964년)으로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가 미국인의 뇌리에 깊이 각인된 이유 중 하나는 당대 최고의 미녀배우였던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애증의 삼각 관계 때문이다. 레이놀즈는 1955년 인기가수 에디 피셔와 결혼해 캐리와 토드를 낳았다. 하지만 절친이자 이웃사촌이었던 테일러가 1958년 과부가 되자마자 남편을 빼앗아가는 스캔들의 희생양이 됐다. 이후 스크린에선 말년의 딸처럼 자신의 캐릭터를 풍자하는 조역을 맡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딸에게 물려준 낙천적이면서 친근한 성격을 잘 살려 두 차례 더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면서도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와 TV토크쇼 진행자로 변신을 거듭하며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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