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영화제에서 어떤 영화가 상영됐는지 기억하시나요? 아쉽게도, 금세 잊혀지고 맙니다. 또 소규모 영화가 많다보니 개봉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반짝’ 관심 속에 잊혀지는 영화들을 다시 기억하기 위해 ‘영화제들의 영화제’를 표방하는 ‘FoFF2017(the Festival of Film Festivals 2017)’가 25일부터 3월 1일까지 열립니다.
국내 대표영화제인 ‘국제여성영화제’ ‘독립영화제’ ‘환경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EBS국제다큐영화제’ ‘유럽단편영화제’에서 상영했던 영화 중 그냥 잊혀지게 두기엔 너무 아쉽거나, 관객 반응이 특히 좋았던 영화들을 다시 선정해 상영하는 영화제죠. 일종의 ‘앙코르 영화제’라고나 할까요?
영화제를 주최하는 모극장의 김남훈 이사를 만났습니다. 김 이사는 “우리나라에선 믿기 힘들겠지만 매년 300여 개의 영화제가 열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화가 금세 관객들의 기억에서 잊히고, 개봉 기회조차 못 잡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안타까움에서 영화제를 기획하게 됐다고 하네요.
영화제 섹션 중 ‘라스트 찬스’ 부문은 특히 그런 문제의식에서 만들었습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주제나 시선이 생소하거나 흥행의 맥락에서 떨어져 있는 작품들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한다”는 게 영화제 측의 설명입니다.
FoFF2017 상영작은 모두 지난 한해 국내 여섯 개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거나 관객들의 관심이 높았던 작품 위주로 구성됩니다.
상영되는 작품의 면면을 살펴보죠.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받은 ‘노후대책 없다’와 쪽방촌이 철거된다는 소식을 듣고 감독이 직접 1년간 그들과 함께 살면서 기록한 ‘사람이 산다’(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개막작·폐막작), 서울환경영화제 대상작 ‘하우 투 체인지 더 월드’, EBS국제다큐영화제 개막작 ‘브라더스’ 등 총 46편(장편 26편·단편 20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감독님들도 영화제 개최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고 합니다. ‘노후 대책 없다’의 이동우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서 또 한번 영화를 상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포장마차에서 관객들과 호흡하는 감독과의 대화를 진행하겠다”고 먼저 제안했다고 하네요.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의 이야기를 다룬 ‘가현이들’의 윤가현 감독은 이름이 같은 세 명의 ‘가현이’를 초청해서 만담형식으로 감독과이 대화를 재미있게 진행해보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냈다고요.
김 이사는 “여느 영화제에서럼 감독과 모더레이터(해설자)의 질의응답이 아니라, 감독들과 보다 가까이에서, 개성 있는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라고 강조합니다.
“2016년도의 영화라고 하면 무조건 천만 영화나 관객수가 많았던 상업영화만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지난 한해 정말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됐습니다. 잊혀졌거나 관객을 만날 기회를 잡지 못한 영화들을 다시금 만나는 소중한 기회로 삼았으면 합니다.”(김남훈 이사)
영화제는 서울 아트시네마, 인디스페이스,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열립니다. 관심 있는 독자들은 http://foff.kr/(영화제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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