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인권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천국의 국경’이 우크라이나에서 열리는 키예프 국제인권영화제에 진출했다. 한국영화가 이 영화제에 진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천국의 국경’은 24일 개막하는 키예프 국제인권영화제를 통해 동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영화계에 작품을 소개한다. 핵 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 등으로 북한을 향한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탈북자의 문제를 깊숙이 파고든 이번 작품이 현지에서 어떤 평가를 얻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키예프 국제인권영화제 스틀라나스말 집행위원장은 24일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영화제 뿐 아니라 국제인권단체 차원에서 탈북자 인권문제의 개선을 강력하게 호소하기 위해 ‘천국의 국경’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한국시간으로 27일 영화제에서 공개되는 ‘천국의 국경’은 공식 상영 직후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탈북자들과 인권운동가 천기원 목사가 직접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이학준 감독이 연출한 ‘천국의 국경’은 탈북자 인권을 집중적으로 담은 작품이다. 제작진은 11년 동안 탈북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이 작품을 완성했다. 덕분에 믿기 힘든 생생한 영상도 얻었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에서 벌어지는 인신매매의 실상은 물론 북한의 군인이 포함된 마약 밀매의 현장도 카메라에 담겼다.
‘천국의 국경’ 제작 관계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압록강을 건너온 마약 밀매 브로커는 여자와 마약을 함께 팔고 있으니 연락 달라는 말을 남기고 북한으로 돌아가기도 했다”며 “탈북자이기에, 생이별을 경험해야 하는 세 가족의 모습도 담았다”고 밝혔다.
2003년에 시작한 키예프 국제인권영화제는 지난해 비탈리만스키 감독의 ‘태양 아래’를 초청하면서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쏟아왔다. 올해는 ‘천국의 국경’은 물론 북한 우상화 문제를 다룬 노르웨이의 다큐멘터리 ‘광복절’을 폐막작으로 선정했다.
우크라이나·핀란드 인권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키예프 국제인권영화제는 유럽연합(EU), 엠네스티 인터내셔널, 미국 민주화기금(NED) 등 국제기구와 미국, 프랑스, 스위스,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유럽 최대의 국제인권영화제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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