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천우희는 이번에도 비범하다. 혼수상태에 빠진 인물이자 누군가의 눈에만 보이는 영혼인, 사실상 1인 2역이다. 4월5일 개봉하는 영화 ‘어느 날’을 통해 관객과 만나는 방법이다.
1987년생으로 30세인 천우희는 길지 않은 스크린 활동이지만 출연작마다 강한 개성을 과시하며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왔다. 여배우로는 드물게 마니아 팬을 확보한 배경이다. 그런 천우희가 ‘어느 날’에서 다시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평범하지 않은 방식이지만 소통과 사랑,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만의 메시지는 여전하다.
‘어느 날’은 천우희가 지난해 5월 내놓은 ‘곡성’ 이후 1년여 만에 공개하는 영화다. 혼수상태에 빠져 의식 없이 침대에 누워있지만 그 영혼만큼은 자유로운 상황. 동일인물이지만 처한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탓에 1인 2역으로 봐도 무방하다.
천우희는 “영혼인 설정이라 상상만으로 상대방의 눈에 시선을 맞추고 나 혼자 연기해야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천우희는 출연하는 영화마다 간단치 않은 상황을 견뎌왔다. ‘곡성’에서는 그 존재 자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영적인 인물을 그려냈다. 영화가 680만 관객에 성공하기까지 천우희의 존재를 둘러싸고 관객이 쏟아낸 다양한 해석이 한 몫을 했다. 적역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앞서 일제강점기 시대극 ‘해어화’에서는 험난한 시대를 비극적으로 살아간 가수, 자신의 이름을 알린 출세작 ‘한공주’에서는 가혹한 폭력의 피해자였다. 출연작마다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를 맡고 이를 비범한 매력으로 완성해온 천우희는 “내면의 아픔이 깔려 있는 캐릭터를 주로 해왔고, 왜 그런 선택이 이어지는지 나도 그 이유가 궁금하다”며 “독특하지만 이질감, 거부감을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날’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에 가까운 상황을 그리지만 천우희는 “꿋꿋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받아들이려 했다”고 밝혔다. 책임감도 상당하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새로운 소재를 담는 시도에 자신도 힘을 보태고 싶다는 각오다.
천우희는 “소재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한국영화이고, 전체 영화계에서 허리 같은 역할을 할만한 작품이라 생각해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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