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원빈이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영화 주연 물망에 올랐지만 때마다 ‘출연하지 않는다’고 반복해온 원빈이 이번에는 조금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2010년 주연영화 ‘아저씨’ 이후 잠행해온 그를 스크린에서 곧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원빈의 복귀작으로 거론되는 영화는 영국과 이탈리아 합작으로 제작돼 2014년 6월 국내 개봉한 ‘스틸 라이프’의 리메이크작이다. 원빈은 이 작품에 흥미를 느낀 뒤 오랫동안 친분을 나눈 영화관계자와 상의해 판권 구매에도 적극적인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에서부터 관심을 기울일 만큼 의욕이 컸던 셈이다.
‘스틸 라이프’ 리메이크 버전은 현재 상영 중인 ‘프리즌’의 제작자인 큐로홀딩스 이성훈 대표가 제작한다. 영화계 베테랑으로 꼽히는 이 대표는 프로듀서로 일한 2004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로 원빈과 인연을 맺고 10년 넘도록 신뢰를 쌓아왔다.
지난해 7월 ‘스틸 라이프’ 제작 여부와 원빈의 참여 가능성이 처음 제기된 직후 이들은 조용하게 시나리오 작업을 기다려왔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2일 “얼마 전 대략적인 이야기 구성안이 나왔다. 하지만 아직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어 내용을 단단히 다듬는 과정을 거쳐 이르면 7월에서 8월에 캐스팅을 진행할 만한 시나리오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제작진은 최근 영화의 주요 배역을 맡을 만한 배우들에게 조심스럽게 출연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영화 제작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의미다. 이런 과정은 그대로 원빈의 주연 참여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 되고 있다.
원빈은 ‘아저씨’ 성공 이후 다양한 상업영화 제안을 받아왔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기회를 찾는 데 공을 들이면서 고사해왔다. 대신 배우로서 다른 모습을 보일 만한, 원작이 탄탄한 작품의 리메이크나 거장 감독과 협업의 기회를 엿봤다. 그 과정에서 일본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을 리메이크한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중국 여배우 장쯔이와 함께 하려던 이창동 감독의 영화 등이 유력했지만 아쉽게도 성사되지 못했다.
원빈이 관심을 기울이는 ‘스틸 라이프’는 홀로 죽음을 맞이한 이들의 장례를 치르는 일을 하는 주인공이 마지막 의뢰인을 위해 전국을 돌며 그의 삶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고독과 외로움, 이를 극복하고 나아가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