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女),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어도 눈치 보는,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 투애니원 출신 공민지의 솔로 데뷔 음반 ‘민지 워크01 우노’
팝 댄스에 힙합을 가미한 타이틀곡 ‘니나노’를 비롯해 ‘수퍼우먼’ ‘ING’ ‘플래시라이트’ ‘뷰티풀 라이’ 등 5곡의 신곡과 ‘니나노’의 영어 랩 버전까지 6트랙으로 구성됐다. 프로듀서 슈퍼도그의 지휘 아래 공민지가 수록곡 모두를 작사했고, ‘뷰티풀 라이’는 작곡까지 하며 음악적으로 한층 성장한 면모를 보여준다.
● 히트다히트
‘니나노∼!’
변하니 즐겁구나.
이제야 공민지가 보인다. 그동안 공민지를 몰라 봐 미안할 따름이다. 전 소속그룹 투애니원에서는 ‘춤 잘 추는 멤버’ 정도로 한정됐다면, 이번엔 투애니원의 전 멤버 뿐 아니라 기존의 솔로가수들도 긴장해야할 듯하다. 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수장 양현석이 그를 보면 “기특해 할 것 같다”는 말을 뛰어넘어 보석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것을 후회할 것 같다. 그만큼 공민지의 존재감은 강렬했다.
앨범도 기대 이상이다. 타이틀곡 ‘니나노’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 멜로디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엇박자의 신나는 리듬이 잠시라도 딴 생각을 하거나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가사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그룹에서 솔로로 첫 발을 내디디며 ‘뭔가 보여 주겠다’고 독기를 품은 것보다는 부담, 걱정, 주위의 시선 등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즐긴 분위기가 앨범 전체에서 풍겨난다.
수록곡 전 곡을 작사하면서 내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흔적도 엿보인다. ‘수퍼우먼’이라는 곡은 특히 그렇다. ‘넘어질 뻔한 적도, 포기하려고 한 적도 많았지’만 ‘울고 싶을 때마다 난 다시 일어나’ 견디고 버티며 ‘수퍼우먼’처럼 단단해졌다는 내용이다. YG엔터테인먼트에서 나와 쉽지 않은 길을 선택했을 때 심정이 멜로디와 가사에서 읽힌다.
음악적으로 한층 더 성장했다는 점은 이전에 공민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팬들까지 끌어당긴다. 덕분에 그동안 고수해왔던 ‘센 언니’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외모 역시 성숙하고 여성스럽게 변한 터라 친근하게 느껴진다.
공민지가 앨범 맨 마지막 뒷장 ‘생스 투’로 쓴 글은 더욱 마음을 사로잡는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처럼 공민지도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사랑스럽다. ■ 평점아이콘, 이렇게 갑니다 ● 히트다 히트 말이 필요할까요.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 알쏭달쏭 지금은 모르겠어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