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SBS에 이어 MBC도 저녁 일일드라마 편성에서 손을 떼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23일 한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MBC는 평일 오후 8시55분부터 시작하는 일일드라마를 폐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따라 현재 방송하고 있는 ‘황금주머니’의 후속작 ‘별별 며느리’ 이후 방영 예정이었던 ‘전생에 웬수들’ 편성이 불투명해졌다. 앞서 SBS는 5월부터 오후 7시대 저녁 일일드라마를 폐지키로 했다.
MBC는 다른 방송사와 달리 평일 오후 일일드라마를 7시15분과 8시55분에 편성해 방송해 왔다. 이 가운데 8시55분 드라마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7시15분 드라마는 그동안 SBS와 비슷한 시간대를 두고 경쟁해 왔다.
MBC는 8시55분 일일드라마가 경쟁작이 없음에도 그동안 화제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일일드라마가 보통 120부작으로 편성돼 회당 5000∼6000만원(총 60억)을 제작비로 쓰고 있지만 그만큼 광고를 통한 수입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수익 불균형의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SBS가 오후 7시20분부터 방송하는 ‘사랑은 방울방울’ 이후 저녁 일일드라마를 폐지키로 한 것도 적자 규모가 점차 커진 영향이다.
게다가 MBC는 일일드라마 직전 방송하는 ‘뉴스데스크’가 지난해 연말부터 시청자의 신뢰를 잃었고, 드라마는 밤 9시 KBS 1TV ‘뉴스9’와 시간이 겹쳐 시선을 모으기에 최악의 환경이다.
관계자는 “MBC 내부적으로 해당 시간대 일일드라마 폐지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제작비 대비 수입이 적어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