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평등 주제 ‘까칠남녀’ 매회 논란…‘女 편향적’ 지적에 폐지 주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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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5월 15일 16시 21분


사진=EBS1 ‘까칠남녀’ 캡처
사진=EBS1 ‘까칠남녀’ 캡처
성(性)에 대한 고정 관념과 성 역할에 대한 갈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국내 최초의 젠더 토크쇼 ‘까칠남녀’가 “여성 편향적이다”라는 논란으로 들끓고 있다.

‘까칠남녀’는 지금껏 방송에서 시원하게 말하지 못했던 성 차별 주제를 꺼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3월 말에 첫 방송해 매주 월요일 밤 11시 35분 EBS1에서 방송된다.

한국 사회에 금기시되는 민감한 성 관련 주제부터 남녀차별 문제까지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떨치고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방송 콘셉트. 개그우먼 박미선, 영화감독 봉만대, 서민 단국대 교수, 방송인 서유리, 정영진, ‘그럼에도 페미니즘’ 등을 쓴 은하선 작가, 총 6명이 패널로 참여해 토론을 벌인다. 성 문제에 있어서 전문가가 아닌 대중에게 친숙한 패널들로 구성된 것도 전문성보다는 친숙함을 더해 민감한 주제를 좀더 편하게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까칠남녀’가 방송되자마자 일각에서는 프로그램이 주로 여성의 입장만 대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패널 성비는 남녀 3대 3이지만 정영진을 제외하고는 적극적으로 남성의 시각을 대변하는 패널이 없는 탓이다. 그나마 정영진도 방송에서 한 마디 꺼냈다가 여성 패널들에게 열 마디 비판을 듣는 데 그친다.

현재까지 방송된 주제들을 보면 제모 문제부터 생리, 피임, 시선 폭력, 여성 혐오 현상까지 주로 여성이 겪는 편견과 차별에 대한 것들이다. 특히 앞선 방송분에서 ‘벌레가 된 엄마 : 맘충(아이를 낳은 여성을 비하하는 말)’,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등 주로 여성이 피해자였던 이슈들이 전파를 타면서 프로그램 제목이 ‘까칠한 여성들’이 돼야 맞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EBS1 ‘까칠남녀’ 공식 시청자게시판 캡처
EBS1 ‘까칠남녀’ 공식 시청자게시판 캡처


불만을 품은 네티즌들은 해당 프로그램 공식 시청자게시판에 연이어 글을 올리면서 ‘프로그램 폐지’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게시판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보하겠다”, “여성 편향적이다”, “폐지해라”, “이해할 수 없는 방송”, “제발 폐지해주세요 이런게 교육방송?”, “패널 수준이 떨어진다”,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는 프로그램”, “게스트는 왜 차별적인가”, “맘충 편은 심했다” 등의 의견을 남기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재미있다”, “진작에 이런 방송이”, “난 응원한다”라는 등 옹호하기도 했다.

앞서 제작진도 논란을 의식한 듯 언론 인터뷰를 통해 “패널들에 대한 인신공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전체적인 것을 보고 판단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15일 밤 방송될 ‘까칠남녀’에서는 한국 사회의 화약고인 ‘군 가산점 문제’가 다뤄질 예정이라 당분간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박진범 동아닷컴 기자 euro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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