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입니다 감독 이창재 “문 대통령, 미디어 습성으로 보면 답 없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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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5월 16일 15시 47분


사진=이창재 감독의 ‘노무현입니다’ 포스터
사진=이창재 감독의 ‘노무현입니다’ 포스터
영화 ‘노무현입니다’ 이창재 감독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터뷰 비화를 밝혔다.

이창재 감독은 16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노무현입니다’ 언론시사회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아주 다이렉트로 말씀드리자면 본래 말씀 자체를 건조하게 하신다”고 언급했다.

이 감독은 “좋게 표현하면 그렇지만 미디어를 잘 모르신다. 당신(문 대통령)에 대해 물어봐도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 이야기로 기울더라. ‘노무현’이라는 사람에 대한 서술적 설명을 계속 하시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감독 입장에서는 답답한 마음에 유도성 질문을 했다. ‘운명’이라는 책에서 봤는데 청와대 시절 격무로 몸이 힘드셔서 이가 많이 빠지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청와대에 계실 때 많이 힘드셨다고 그러던데 어떻습니까’라고 여쭤봤더니 ‘예. 좀 힘들었습니다’라고 답하셨다”고 회상했다.

또 이 감독은 “‘치아를 뺀 분도 있다고 하시던데’라는 질문에는 ‘네. 노 (전) 대통령님도 치아를 뽑았습니다’고 하셨고, ‘문재인 후보님은 치아를 뽑지 않았습니까’라고 되묻자 가만히 계셨다. 이것이 인터뷰의 전부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겸손에서 나오는 것인지, 당신 자체를 뒷전으로 물리시는 것인지는 여전히 나도 잘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인터뷰 내내 당신 자신은 없으셨다. 우리야 감시관의 입장으로 봐서 그 느낌을 알지만 미디어 습성으로 봤을 때는 ‘이 분 참 답이 없구나’ 했을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이 감독은 문 대통령이 눈물을 감추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마지막 인터뷰는 사실 인터뷰를 모두 마친 후 차를 타고 떠나려던 도중 다시 돌아와 하신 것이다. 주차장에 가 차 문까지 닫으셨지만 열고 다시 나오시면서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싶은데 해도 괜찮겠습니까’라고 물으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뷰를 하면서 살짝 눈물을 흘리시려고 했는데 바로 일어 나셔서 구석으로 가 홀로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고 오시더라. 당신의 절제인지 눈물은 절대 안 보이시려 하셨고 실제로 안 보이셨다”며 “모르겠지만 최소한 쇼맨십에 능한 분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창재 감독의 ‘노무현입니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이달 25일 개봉한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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