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늘 명대사를 남긴다. 하지만 모두 챙겨 볼 여유가 없다. 방송사의 모든 드라마를 꿰고 있어야 하는 직업. 한 주 동안 시청자를 웃고, 울린 그리고 또 가슴을 적신 ‘한 줄’, 그래서 “제가 한 번 뽑아봤습니다”. 일상에서도 써보기를 권하며.
● “죄인이 되란 말이다.”(MBC ‘군주-가면의 주인’ 5월18일 방송 중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은 나와 나의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순 있겠지만 주변에는 적만 키울 뿐이다. 우보(박철민)는 “사람들은 키우는 개는 발로 차고 무시하지만 들개는 승냥이라며 두려워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남들이 두려워하는 존재가 되라? 아니다. 승냥이처럼 매사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며 또 자신을 낮추고 살아간다면 그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이지 않을까.
● “불구덩이인지 뻔히 알면서 들어가는 것.”(KBS 2TV ‘아버지가 이상해’ 5월21일 방송 중에서)
연애의 종착역은 과연 결혼일까. 하지만 목적지까지 가기 너무도 험난하다면 결혼이라는 행선지를 선택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변혜영(이유리)이 “미치게 사랑하는데 결혼이 그렇게 중하니?”라고 하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건 나이 탓이 아닌듯하다. 결혼에 대한 기대나 희망이 없을뿐더러, 결혼이라는 불필요한 장치로 서로를 옭아매는 건 “불구덩이인지 뻔히 알면서 그 구덩이로 걸어 들어가 ‘나를 그냥 잡숴’라고 현실에 항복하는 것”이라는 말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