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피플] ‘옥자’ 안서현, 칸 사로잡은 위풍당당 13살 소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22일 06시 57분


‘옥자’의 주연 안서현이 21일(한국시간) 제70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의 칼튼호텔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났다. 사진제공|NEW
‘옥자’의 주연 안서현이 21일(한국시간) 제70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의 칼튼호텔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났다. 사진제공|NEW
레드카펫·기자간담회서 분위기메이커 역할
봉 감독“카메라 앞에서도 재롱 떠는듯 담대”

“이런 걸 잘 하지 못해 봉 감독님께 마이크를 넘기겠습니다.”

인사말을 건네자 기자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2004년생, 13살 소녀의 말로서는 당차기만 한 연기자 안서현 때문이었다.

자신이 주연한 영화 ‘옥자’로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안서현의 얼굴에선 경직된 긴장감이라고는 도통 찾아볼 수 없었다. 21일(한국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어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줄 알았다.

안서현은 실제 모습처럼 영화 속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펼쳐냈다. 가족과도 같은 슈퍼돼지 옥자를 구해내기 위해 상상하지 못할 위험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산골소녀 미자의 순박하면서도 의지 강한 캐릭터를 제대로 연기해냈다. 심지어 그 작고 여린 몸으로 언덕을 구르고 절벽에 매달리며 아스팔트 도로 위에 내팽겨 쳐지고 두꺼운 유리를 깨기 위해 몸을 날리는 등 사리지 않는 실제 위험도 견뎌냈다.

안서현은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대본을 보고 정말 미자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생각해 마음을 굳게 다잡고 촬영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특수시각효과를 통해 구현한 슈퍼돼지 옥자가 실제 촬영 때에는 볼 수 없었던, 그래서 상상 속으로만 연기해야 했던 어려움에 대해 “실제 잭 러셀 테리어 종의 랑이라는 강아지를 키운다. 시설에 있어 촬영 동안 보지 못했다. 그래서 랑이에 대한 감정을 많이 대입했다”고 밝혔다. 옥자가 자신의 오빠와 닮은 면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그는 “푸근하고 저와 소통하는 느낌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서 “강아지와 오빠를 합쳐 동생 같은 느낌으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안서현이 “오디션 당시부터 준비가 되어 있었다”며 “작품에 대한 해석을 스스로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카메라 앞에서 안서현이 준비하면 자신은 연기 지도를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앞에서 “재롱을 떨고 있다고 할 만큼 굉장히 담대하고 침착한 친구”라고 소개했다.

안서현은 이번 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 “그건 상상도 못 한다”면서도 “영광스럽지만 아직 제가 받으면 안 된다고 해야 할까? 뭔가 과분하다 생각한다”면서 주연배우로서 의젓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칸(프랑스)|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