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칸 국제영화제 현장에서 만난 배우 설경구의 말이다.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서 영화 ‘불한당’ 상영을 마친 뒤 그는 “이창동 감독님도 ‘박수 길게 받고 오라’고 격려해줬다”며 “(퇴장하려다) 박수친 지 2분밖에 안 지난 것 같아 좀 더 버텼다”고 농담을 했다.
유명 영화제에서 기립 박수가 유별난 일이 아니고 ‘예의 차원’에서 쳐준다는 게 알려지면서 이젠 ‘길이’에 신경 쓰는 이들이 늘어난 듯하다. 현지에서 상영된 영화의 홍보 관계자들은 ‘박수 몇 분’에 초점을 맞춘 보도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올해는 여느 때보다 많은 한국 영화가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지에서 고군분투하던 제작진과 배우, 관계자들을 지켜보며 한국 영화가 지금의 위상에 오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고가 있었음을 새삼 느꼈다. 긴 축제가 끝나고 뤼미에르 극장의 조명은 꺼졌지만, 그들에게 마음으로나마 누구보다 긴 응원의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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