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윤 “바른생활 사나이? 다들 속고 있는 거라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일 06시 57분


이상윤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귓속말’에서 권력 앞에 잠시 흔들리지만 이내 정의로움을 되찾는 판사 이동준을 연기해 호평 받았다. ‘엄친아’ ‘엘리트’라는 별칭에 걸맞은 캐릭터였지만, 자신이 “깨고 싶은 편견 중 하나”라고 했다. 사진제공 | 제이와이드엔터테인먼트
이상윤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귓속말’에서 권력 앞에 잠시 흔들리지만 이내 정의로움을 되찾는 판사 이동준을 연기해 호평 받았다. ‘엄친아’ ‘엘리트’라는 별칭에 걸맞은 캐릭터였지만, 자신이 “깨고 싶은 편견 중 하나”라고 했다. 사진제공 | 제이와이드엔터테인먼트
■ SBS 드라마 ‘귓속말’ 마친 이 상 윤

“내 실제 모습을 잘 아는 친구들이 그러죠
‘엄친아’ 이미지? 깨야 할 편견이자 숙제
데뷔 첫 베드신…배 나오지 않게 굶기도”

“다들 저한테 속고 있는 거라더군요. 하하!”

‘엄친아’, ‘일등 신랑감’, ‘모범생’ ‘순정남’…. 연기자 이상윤(36)을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185cm의 큰 키, 뚜렷한 이목구비,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 등 외형적인 모습이 아니더라도 그가 그동안 선보였던 극중 캐릭터들은 그런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최근 주연한 SBS 드라마 ‘귓속말’의 판사를 비롯해 시간강사(‘공항 가는 길’), 교수(‘두 번째 스무 살’, ‘라이어 게임’) 역 등을 연기한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귓속말’의 대본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는 이상윤의 모습에서 풍기는 반듯한 이미지에 반해 극중 올곧은 신념의 판사 이동주 역을 맡겼다.

이상윤 스스로도 “좋은 기회에서 계속 연기를 할 수 있는 장점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같은 장점이 한편으로는 깨나가야 할 “편견이자 숙제”라고 했다.

“크고 작게 변신하고 도전하고 있다. 실제 모습도 다들 생각하는 ‘바른생활 사나이’는 아니다. 하하! 날 잘 아는 친구들은 세상 사람들이 극중 이미지에 속고 있는 거라고 하더라. 외동아들이라 이기적이고 냉정한 구석도 없지 않다.”

연기자 이상윤. 사진제공 | 제이와이드엔터테인먼트
연기자 이상윤. 사진제공 | 제이와이드엔터테인먼트

이상윤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또 하나의 편견 아닌 편견을 깼다. 데뷔 이후 첫 베드신. 극중 초반에 이보영과 선보인 베드신으로 시청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충격적!’ ‘헉!’ 이라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대본을 보고 이게 가능할까 싶었다. 임팩트가 강한 장면이라 피해갈 수 없었다. 연기자와 인간 이상윤, 그 중간 어디쯤에서 갈등했다. 걱정했던 수준보다 빨리 촬영이 끝나 다행이었다.”

그렇게 미간에 주름을 지어가며 진지하게 말하다가도 분위기가 가벼워지면 또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도 상반신을 훤히 드러내는 장면이라 배가 나오지 않게 굶었던 것 같다. 하하!”

이상윤은 “허당”이라는 단어로 자신을 묘사했다. 다만 이 같은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기회가 없었을 뿐이란다. 좋아하는 연기와 농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줄 기회가 생기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굳이 예능프로그램이나 다른 기회를 통해 부러 드러내고 싶지는 않다.

“예능프로그램에 나가지 않으려는 건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면 관심이 없을뿐더러 장난 아니게 ‘깨는’(예상 밖)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하!”

하지만 그 ‘허당’의 매력은 이야기를 나누고 30분도 지나지 않아 드러났다. 주량을 묻자 “국가적으로 정식 기준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답하거나, 연애에 대한 민감한 질문에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힘들지 않겠냐”는 말을 주저 없이 내놓는 모습이 딱 그렇다.

“드라마 촬영하는 동안 굉장히 예민해 있었다. 극중 사방이 적이었다. 상황에 따라 나도 심적으로 몰렸던 것 같다. 벨트 사이즈가 한 칸이 줄어들 정도로 살이 빠졌다. 이제는 좀 편해져도 되지 않겠나. 친구와 일주일 정도 뉴질랜드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 이상윤

▲1981년 8월15일생 ▲2013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2007년 드라마 ‘에어시티’로 데뷔 ▲드라마 ‘미우나 고우나’ ‘인생은 아름다워’ ‘즐거운 나의 집’ ‘짝패’ ‘불의 여신 정이’ ‘라이어 게임’ ‘두 번째 스무살’ 등 주연 ▲영화 ‘산타바바라’ ‘날, 보러와요’ 주연 ▲제36회 한국방송대상 개인상부문 신인탤런트상, 2010년 MBC 연기대상 남자신인상(사랑해 울지마) ▲2012년 KBS 연기대상 베스트 커플상(내딸 서영이) ▲2016년 KBS 연기대상 미니시리즈부문 남자 우수상, 베스트 커플상(공항 가는 길)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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