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엄마를 찾지마’의 진행을 맡은 방송인 김숙(왼쪽)과 김미경. 매주 육아 등으로 힘겨워하는 엄마들에게 가출지원금 100만 원을 주고, 가족들이 알지 못한 엄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 EBS 제공
다섯 아이를 집에 남겨두고 엄마가 집을 떠났다. 엄마가 향한 곳은 버스터미널.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편의점을 찾아 이어폰을 구입한다. 버스 안에서 여유롭게 이어폰을 귀에 꽂은 엄마는 “애들 키우느라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다소 의외의 말을 꺼냈다.
주인공은 보컬그룹 V.O.S의 멤버였던 가수 박지헌(39)의 부인 서명선 씨(39)다. 엄마에게 100만 원의 가출지원금을 주고, 하루 동안 무한한 자유를 선사하는 EBS 프로그램 ‘엄마를 찾지마’에 나온 서 씨의 모습이다. 연예계 다산커플로 유명하지만 그녀가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은 낯설다. 홀로 간 카페에서 커피를 3잔이나 시키며 “출산 이후에 따뜻한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어서 실컷 시켰다”라는 말을 할 땐 왠지 모를 애잔함이 묻어나올 정도다.
서 씨뿐 아니다. 매주 새로운 엄마들의 가출이 진행되는 가운데 가족들이 미처 알아채지 못한 엄마들의 속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방송 후 수백 명의 엄마가 출연을 문의했을 정도로 화제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정동현 EBS PD는 “어머니들이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자신을 잃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최소한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엄마들의 권리와 이름 찾기를 응원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SBS ‘싱글 와이프’와 연예인 부부들이 졸혼(卒婚)을 주제로 한 달간 별거를 진행하는 E채널의 ‘별거가 별거냐’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프로그램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스타 가족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관찰 예능이 방송계의 흥행 공식으로 자리매김한 점이 큰 몫을 차지한다.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엔 부부솔루션 등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방식이 유행했지만 최근엔 SBS ‘미운우리새끼’처럼 일상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긴장감과 예능감을 강조한 방식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근본적으로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재정립하려는 사회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여성들의 고위 공직 진출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이들이 육아나 가사 노동에 기여하는 가치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려는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는 것.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모성으로서의 여성보단 사회·경제적 주체로서의 여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며 “우리나라의 결혼 제도가 구성원들의 자기실현에 도움을 줄 수 있냐는 물음을 사회적으로 던지는 등 긍정적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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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4 11:15:00
밖에서 번돈은 눈에 보이는 돈이지만 아이를 잘 기르는 돈은 눈에 보이지 않은 돈이다. 즉 전자는 명시적 수입, 후자는 암묵적 수입이다. 아이를 잘못기르면 밖에서 번돈으로는 절대 보완할 수 없다. 엄마가 자녀를 정성으로 기르는 만큼 숭고한 행위는 없다.
2017-07-04 05:31:07
인간 관계 인간의 삶을 아주 천하고 천하게 만든는 저 두명의 사진을 치워라
2017-07-04 06:29:16
다산 ? 옛날엔 9남매도 흔했다. 요는 槪念이 문제다.어떤 엄마는 하늘이 주신것, 하고 고맙게 받고,그 반대엄마도 있다.다 키워놓고 대견해 하는업마도 있고 그 반대도있다.이왕 낳은것 하고 고맙게 생각하자.한탄한다고 위로 될게 없다.잘 자라주길 바라자.장 한 엄마가 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