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결혼식 문화에 ‘작은 결혼식’ 트렌드가 자리 잡는데 일조한 가수 이효리가 4년 전 치른 ‘스몰 웨딩’에 대해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속내를 밝혔다.
이효리는 5일 방송된 MBC TV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제 인생 소원이 집에서 태어나고 집에서 결혼하고 집에서 죽고 싶다는 것”이라며 “제가 시골 출생이라 집에서 태어났고, 마침 오빠와 생각이 맞아서 집에서 결혼식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스몰웨딩이라 하는데 사실은 초호화 웨딩이다”며 “집 마당이 그렇게 넓고 (하객들) 비행기 값 다 내주고, 옆에 숙소도 잡아주고 돈이 더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마스터셰프 코리아 1등 한 셰프님이 근처에 사셔서 맞춤 요리를 해주시고, 드레스랑 옷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요니P 디자이너가 친구이기도 해서 옷을 맞춰줬고, 사진도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포토그래퍼가 찍어줬고, 축가도 (김)동률 오빠가 불러줬다”고 말했다.
이에 MC 윤종신은 “김동률 축가 안 해주기로 유명한데, 뭐야 이게 최고 결혼식인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효리는 “진짜 스몰웨딩은 평범한 예식장에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이효리는 2013년 9월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이상순과 제주도 신혼집 마당에서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해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형식적인 절차를 생략하고 자전거를 타고 노래를 부르며 이효리다운 자유분방함으로 하루종일 결혼 ‘파티’를 즐겼다.
당시만 해도 스몰 웨딩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터라 한동안 이효리와 이상순의 결혼식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됐고, 이효리는 스몰웨딩의 ‘원조’, ‘선구자’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이후 톱스타 원빈과 이나영은 원빈의 고향인 강원도의 한 밀밭에서 혼인 서약을 하는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으며, 배우 구혜선과 안재현은 성대한 결혼식 대신 그 비용을 어린 환자들에게 기부하는 등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작은 결혼식 문화가 번졌다.
이에 경제적인 이유로 일반 젊은 층 결혼 문화에도 스몰 웨딩 문화가 급부상했다. 당장 결혼 자체를 결심하기조차 버거운 ‘N포 세대’가 부모세대가 원하는 ‘성대한 결혼식’에 부담을 느껴 예식 비용을 간소화하고 결혼의 본래 의미에 충실하자는 ‘스몰 웨딩’에 눈을 돌린 것이다.
스몰 웨딩 문화가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으면서 각종 ‘비싼’ 스몰 웨딩 상품이 쏟아져 의미가 변질되는 부분, 축의금 문제, 스몰 웨딩이 오히려 돈이 더 든다는 논쟁, 부모세대와의 갈등 문제 등 많은 논란거리가 현재에도 쟁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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