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다시 문연 ‘웃픈’ 봉숭아학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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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희-안상태 등 그때 그 멤버… 과거의 영광 재현 안간힘

봉숭아학당에서 ‘신봉선녀’역을 맡은 개그우먼 신봉선(가운데). 6년 만에 부활한 봉숭아학당에는 김대희 박휘순 안상태 등 과거 봉숭아학당의 주역들이 출연했다. KBS 제공
봉숭아학당에서 ‘신봉선녀’역을 맡은 개그우먼 신봉선(가운데). 6년 만에 부활한 봉숭아학당에는 김대희 박휘순 안상태 등 과거 봉숭아학당의 주역들이 출연했다. KBS 제공
KBS2 ‘개그콘서트(개콘)’의 인기 코너 ‘봉숭아학당’이 6년 만에 부활했다. 김대희 안상태 강유미 박휘순 신봉선 박성광 등 개콘 출신 스타 개그맨들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한때 최고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던 개콘이 2015년 처음으로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후 좀처럼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돌아온 봉숭아학당은 2일 처음 시작해 2회까지 방영을 마쳤다. 2008년 방영돼 “밥묵자”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낸 코너 ‘대화가 필요해’도 9일 다시 방송되면서 개콘의 시청률은 8.8%로 1주 전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봉숭아학당에서는 안상태의 ‘안공식’ 캐릭터가 비교적 다른 형태의 유머를 보여줬다. “전 정확하지 않으면 참을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그는 ‘철수가 엄마가 준 2000원 중 1000원으로 과자를 사먹었다. 얼마가 남았을까’라는 수학 문제를 두고 “요즘 어떤 과자가 1000원이냐”고 따지는 식이다. 쓸데없는 것에 집착하면서 보는 사람을 답답하게 만드는 ‘복장 터지는 웃음’이다. 하지만 ‘외모 비하’나 ‘여성 비하’ 소재로 웃음을 짜내려는 진부함은 여전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패러디한 박휘순은 아이돌 복장을 하고 스스로의 외모를 비하한다. 다른 출연자가 박휘순의 얼굴을 보고 웃거나 툭 치면 그는 억울한 듯 “전 아무 말도 안 했어요”라고 말한다. ‘혼남(혼자 사는 남자)’을 연기하는 박성광은 데이트 장소를 정할 때 까다롭게 구는 연인에게 “울대를 팍!(치고 싶다)”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쏟아지는 환경에서 트렌드를 빨리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도 보여줬다. 첫 회에서 강유미는 BJ를 패러디했지만 인터넷 방송을 보지 않는 시청자들이 이해하지 못해 일주일 만에 ‘자연인 태혜란’으로 캐릭터를 바꿨다. 연출자인 이정규 PD는 “확실한 타깃이 있는 타 채널과 달리 공영방송은 보편적 시청층을 고려해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그만큼 안전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며 “외모 비하 등 문제도 줄여 나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개그콘서트#개콘#봉숭아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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